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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스테이커가 그리는 좋으신 하나님
<미스테이커 그림 묵상> 윤재희 작가 | 2017년 09월호
  • 미스테이커가 그리는 좋으신 하나님

    매주 목요일 sena를 펼칠 때마다, 일상적이고 친근한 그림으로 QT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는 <미스테이커 그림 묵상>은 어떤 분의 작품일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홍콩에서 생활하시는 터라 만나기 어려웠던 작가님이 한국에 들어오신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sena가 바로 날을 잡았습니다. 작가님과의 따뜻했던 대화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취재 | 한경진 기자 · 사진 | 김승범 기자

    작가님을 sena 독자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네요. 처음 작가님 그림을 봤을 때, ‘미스테이커’라는 이름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지은 이름인가요?
    제가 실수가 엄청 많아요. 허당이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할 때가 많아서, 그 실수(Miss) 중에도 뭔가 얻는 게(take)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Misstake에 er을 붙여서 그 이름을 지었어요. 또 당시에는 제가 결혼하기 전이어서 Miss라는 단어랑도 맞아 떨어졌고요. 그런데 이제 결혼을 했으니까 Miztaker로 바꿔야 하는 건가요? 하하.
     

    

    자신을 얻을 게 많은 실수투성이라고 인정한다는 면에서 어떻게 보면 겸손한 이름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그 이름을 지을 당시에 엄청 힘든 상황에 있었어요. 대학에서 기독교 교육학을 전공하고 하나님에 대해 깊이 배우고 싶어서 미국에 있는 신학대학교로 유학가려고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고, 건강도 너무 안 좋아지고… 아무튼 모든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이걸 하려면 이게 막히고 저걸 하려 하면 저게 막히고…. 뭐든지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길이 확확 닫히는 느낌이었죠. 하나님의 은혜마저 없으면 정말 살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새벽예배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 덕분에 하루하루 하나님의 은혜로 버틸 수 있었죠. 그때 주신 은혜들을 그림으로 나누려고 시작한 게 미스테이커 그림 묵상이에요. 고등학생 때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가 집안 사정 때문에 포기했던 아쉬움도 있었고,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림이기도 해서요. 무작정 블로그를 만들고 혼자 마감일을 정해서 일주일에 하나씩 그림을 올렸죠. 그런데 그걸 보고 sena 팀에서 연락을 주신 거예요. 진짜 기적이었어요.  

    저희도 새로운 작가님을 찾던 중에 블로그를 우연처럼 보게 됐어요. 꾸준히 그림을 그려 오신 작가님이 계심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찾던 중이었는데 비교적 최근까지 작업하신 흔적이 있어서 연락을 드렸죠. 혹시 이단 교회 분이면 어쩌지? 의심 반, 기대 반으로요(하하).
    하하. 저도 처음에는 혹시 이단인가? 아니면 신종 사기인가? 했어요. 너무 놀라운 일이라서. 게다가 처음에 화료를 입금해 주신다고 계좌 정보를 달라고 하셨잖아요. 남편은 일단 책이 나올 때까지 알려드리지 말라고 막… 하하하. 아무튼 제게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어요. 얼마 전에 sena를 봤는데 큐티 제목에 ‘하나님의 큰 그림’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그때 되게 와 닿았어요. 힘든 상황에 있었지만 그 와중에 묵상 그림을 그리게 하시고, 그걸 sena 팀이 보게 하시면서 열리지 않던 그림의 길을 열어 가시는 과정들을 보면 정말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 제가 있다는 걸 느껴요. 

    ​그때가 2014년이었죠? 벌써 4년째네요. 사실, 생활 속에서 생각나는 걸 자유롭게 그리는 게 아니라 정해진 본문 말씀과 주제에 맞게 그려야 하는 게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이게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오히려 쉽게 그렸던 것 같은데 말이죠. 지금은 그림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적어도 4단계 정도를 거치는 것 같아요. 일단 성경 본문을 정해 주시면 무작정 계속 읽어요. 개역개정, 쉬운 성경, NIV 등 번역본들을 다 비교해 가면서요. 그 다음에는 말씀 내용을 이해해야 하니까 <생명의삶 플러스>(sena와 같은 본문을 다루는 목회자를 위한 큐티 참고서)를 찾아서 읽어요. 그리고 CBS에서 하는 ‘성서학당’이라는 프로그램 중에서 본문에 해당되는 내용을 찾아서 보고요. 그렇게 해서 말씀에 대한 배경이나 내용을 이해한 뒤에 나름대로 묵상 포인트를 잡아요. 그러고 나서 그림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저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거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밖으로 나가서 걸어다니기도 해요. 홍콩은 관광지라 골목 골목을 다니면 영감을 얻을 만한 것들이 많거든요. 그렇게 기도하면서 걷다 보면 하나님께서 어느 순간 아이디어를 부어 주세요. 사실 그러기까지 매달 머리를 쥐어뜯을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힘든 것 이상으로 너무나 행복해요. 제가 꿈꾸던 일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림으로 풀어내는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봐도 될까요? 그런데 본문에 맞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미스테이커 그림 묵상’이 보여주는 하나님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좋으신 하나님이요. 지금은 힘든 상황에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은 모두 다 알고 계신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손을 뿌리치지만 않는다면 하나님은 계속 기다리시고 우리를 이끌어 가시는 정말 좋으신 분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제 그림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하나님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말씀이 어렵고 잘 이해되지 않은 적이 많았거든요. 지금 청소년들도 그럴 거고요. 그래서 성경이나 하나님, 신앙생활에 대해서 제가 먼저 잘 이해하고, 그것을 일상적인 언어로 쉽게 풀어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그림으로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상황이나 카피들이 쉽고 일상적인 게 미스테이커 묵상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부끄럽지만 그렇게 봐주신다면 정말 감사하죠. 그래도 4년 정도 그리고 나니, 그림들이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지 않을까, 어떤 변화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돼요. 옆에서 남편은 남자 캐릭터로 바꾸면 어떠냐, 캐릭터를 하나 더 만들어 봐라 우스갯소리를 하더라고요. 정말 남자 친구라도 만들어야 하나. 그럼 남자 친구는 미스터테이커? 하하하. 

    그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인데요?! 아무튼 저희 독자들에게도 작가님의 그림이 좋다는 의견이 많이 와요. 작가님도 요즘 인스타그램으로 따로 소통을 하고 계시죠?
    인스타그램에서 격려해 주시는 분들, 위로를 받았다는 분들 등 잘 보고 있다는 사연들이 꽤 와요. 저야 너무 감사하죠. 제 그림을 통해서 친구들이 힘을 내주고, 나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을 가깝게 느낀다니…. 그게 제가 딱 하고 싶었던 일이잖아요. 가끔은 그림을 주보에 쓰겠다거나 엽서로 만들고 싶다는 분들도 계신데요. 아무래도 출판용 그림이라 저작권 문제도 있고, 캡쳐해서 엽서로 만드시면 아무래도 퀄리티도 떨어지고 사이즈도 어설플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그림들을 엽서 같은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도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사정이 생겨서 한동안 한국에서 지내게 될 것 같은데, 이것 또한 하나님이 주신 기회 같기도 해요. 홍콩에서는 하고 싶어도 엄두도 못 내던 일인데 이곳에 머물면서 차근차근 시작해 보려고요.​

    와~ sena 독자들에게도 좀 나눠 주실 거죠?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개인적인 비전도 듣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큰 그림 안에서 인도하시지만 개인적인 소망이 있을 것 같아요.
    제 비전은 ‘그림 그리는 할머니’가 되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한 죽기 직전까지 하나님 이야기를 계속 그리고 싶어요. 아무것도 필요 없고 허락된 시간 동안 그림을 계속 그리고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좋으신 하나님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비전이에요.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더 많은 하나님 이야기를 그려주실 날들이 기대가 돼요. sena 독자들에게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나눠 주세요.
    다음 세대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해요. 저도 그렇고 각자에게 자기 어려움과 힘듦이 있겠지만, 그 문제보다 훨씬 크신 하나님이 함께 계시니까 우리 하나님 붙들고 한번 같이 가 봐요. 끝까지! 그 과정에서 제가, 제 그림이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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