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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 억류 735일, 케네스 배 선교사의 기억들 "나는 아직도 잊지 않았다"
<잊지 않았다> 저자 케네스 배 선교사 | 2016년 08월호
  • 본명 배준호. 그는 선교사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청소년기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북한 땅을 미국인이라는 신분 덕에 자유롭게 밟을 수 있었던 그는, 그의 온 몸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로 그 땅을 더욱 뜨겁게 품을 수 있었다. 얼마 전, 그는 한 책을 통해 그토록 사랑했던 땅에 억류되어 힘겹게 보내야 했던 735일에 대해 입을 열었다.

     

    글│김지혜 기자·사진│한치문 기자, 두란노서원 출판부

     


    나는 한국인 미국 선교사입니다
    “저 어린 병사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 유일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예수가 필요하다. … ” 나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서원 기도를 드렸다. “주님, 북한을 외부 세상과 연결시키는 다리로 저를 사용하길 원하신다면 저를 사용해 주십시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 <잊지 않았다>, p.62

     

    케네스 배 선교사의 지독한 북한 사랑은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당시에 북한에서 몰래 찾아 온 성도들을 만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아내와 자식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자신도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면서 예수님을 믿고 나니 살 소망이 생겼다고 말하는 북한 사람들의 고백에 그만 흠뻑 취해버린 것이다. 그 이튿날, 그는 앞뒤 생각할 것도 없이 배를 타고 북한 땅에 들어가 보았다. 기관총을 겨누는 북한 군사는 충분히 위협적이었지만, 처음으로 발을 내딛은 북한 땅에서 하나님의 이끄심을 느꼈고, 곧바로 기도했다. “북한과 세상을 잇는 다리로 저를 사용해 주십시오.” 그래서 시작된 것이 바로 ‘네이션스 투어스’라는 여행사이다. 겉보기에는 북한 여행객을 모집하는 작은 여행사이지만, 사실은 북한을 향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가 그 땅을 직접 보게 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이름하여, ‘여리고 작전’. 북한의 현주소를 직접 보고 자연스럽게 그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중보하는 기도의 용사를 길러내서 그 땅의 견고한 영적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그의 야심찬 계획이었던 것이다.

     

     

    북한 헌법 60조를 어긴 죄, 노동교화형 15년
    “성령이 너의 손을 붙잡고 계신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 아무도 너를 해칠 수 없다. …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너를 통해 말할 것이다. 결코 너를 떠나지 않으리라. 아무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아무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마라. 그저 진실만 말해라.” - <잊지 않았다>, p.69

     

    17번이나 북한 관광객을 안내했던 베테랑 가이드인 그가 난데없이 북한군에게 체포된 이유는 바로 ‘외장하드’ 때문이었다. 새로 산 노트북에 자료를 옮기기 위해 가방 안에 넣어둔 외장하드를 깜빡 잊고 북한에 가지고 들어간 것이다. 그 외장하드에는 6년간의 중국 사역과 2년간의 북한 사역에 관한 상세한 기록은 물론, 중국과 북한에서 활동하는 다른 선교사들의 사진과 북한의 꽃제비의 실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이 담겨있었다. 결국, 한순간의 실수로 그는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한 사람들에게 끌려가 추운 방 안에서 심문을 받게 된다. 실수라는 말은 듣지도 않은 채 있지도 않은 배후 세력에 대해서 집요하게 캐내는 통에 300장 가까운 진술서를 쓰고, 한 겨울에 난방도 안 되는 곳에서 내복차림으로 심문을 받아야 했다. 오랜 심문 끝에 그는 북한 병사들이 억지로 끼워 맞춰 쓴 거짓 자백서에 의해 ‘조선 정부의 전복을 꾀하고 국가 수령을 모독했다’는 죄목으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게 된다.

     

     

    북한 땅에서 전하는 하나님
    “하나님, 저를 구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멈추고 “하나님, 저를 사용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드린 순간, 날아갈 것 같은 자유를 느꼈다. … 오직 내가 지금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있고, 내가 그분을 사랑한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 <잊지 않았다>, p.266

     

    고된 노동을 통해 북한체제에 굴복하게 만드는 곳, ‘노동교화소’에서의 일과는 이렇다. 새벽 6시 기상,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0시간의 노동, 밤 10시 이전에는 취침 금지. 매일 계속되는 끝없는 노동은 당뇨와 허리 통증 등 여러 지병이 있던 그에게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콩 등의 작물을 심고 돼지 똥으로 만든 거름을 뿌리고, 도랑을 파는 등의 중노동을 하는 동안 그는 무려 27kg 가량 체중이 줄어들었고, 결국 영양실조로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이런 생활을 15년이나 해야 한다니. 하지만, 노동교화소와 병원을 오가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절호의 기회였다. 자신이 북한 사람들이 보게 될 처음이자 마지막 크리스천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찬양하며 기쁜 모습을 보여주고,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며 선교 본능을 발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열매는 하나님께서 맺게 하셨다. 처음 듣는 하나님이라는 존재에 대해 점점 호기심을 보이며 귀를 기울이는 간수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억류 735일 만에 집으로
    영혼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느껴졌다. “자, 때가 되었다. 이제 내가 너를 집으로 데려갈 것이다.” - <잊지 않았다>, p.343

     

    그가 외부와 차단된 채 노동교화형으로 복역하는 동안, 하나님은 그를 위한 석방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계셨다.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케네스 배를 억류하고 있다는 보도가 언론을 타게 되었고, 그의 석방을 위해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가깝게는 그의 가족부터 그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과 미국 정부까지 그의 구명운동에 함께했다. 북한에 그의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에는 총 17만 7천 552명이 서명했고, 그의 친구 중 하나는 웹 사이트와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그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그의 노동교화소 생활을 촬영하려는 북한 매체들과 외신들, 그리고 이어지는 인터뷰들. 그는 북한 정부가 시키는 대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의 북한 억류 사실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고, 수많은 이들의 수고와 기도에 힘입어 결국 그는 특별사면을 받아 귀환한다. 무려 735일, 즉 2년 하고도 5일 만의 일이다.

     

     

    지금도 북한에는 ‘제2의 케네스 배’가 있습니다
    나선의 보초가 내게 던졌던 물음이 여전히 내 귓가에서 윙윙거리고 있다. “이 예수라는 사람은 어디에 사나? 중국인가? 아니면 조선인가?” …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전해 줄 수 있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 - <잊지 않았다>, p.362

     

    기약 없는 시간을 억류되어 있으면서도 절망적인 상황을 잘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구원자 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수많은 이들의 격려 때문이었다고 케네스 배는 말한다. 그러나 지금, 그 땅에는 자신이 억류된 사실조차 모르는 2,400만이 넘는 우리 동포들이 하나님에 대해 알지 못하고 눈과 귀가 가려진 채 살고 있다. 밖에 있는 우리가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며 그들과 함께 서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들 마음에 있는 장벽이 무너져 하나님께로 돌아올 거라고 케네스 배 선교사는 말한다. 특별히 지금도 북한에는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님이 계시다. 세상은 그들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해도, 우리만은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관심과 기도가 그분들을 지탱하게 하고 돌아오게 하는 씨앗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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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유희정  2016-08-30
북한 선교과 선교사님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이덕희  2016-08-27
아멘 감사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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