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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 어이없는 실책! 그런데 한 큐에 역전됐습니다!
이재형 캐스터(SBS Sports) | 2015년 05월호
  • “오늘... 하핫;; 아 죄송합니다. 수아레스... 아마 같이 웃으실 것 같아요. 시청자 분들도...크흡 축구에서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헷;; 결궄ㅋㅋ;; 어...헣ㅎㅎ 아 죄송합니다. (가다듬고) 오늘 리버풀과 첼시의 맞대결. 결국에는... 어헠ㅋ험... 두 팀이 2:2 무승부를흡... 기록하면서(황급한 마무리 음악)... 명승부였습니다.” 

    웃지 않으려는 한 캐스터의 처절한 사투가 담긴 한 생방송 영상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축구 팬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떠돌고 있다. 그런데 그 처절했던(?) 남자가 불과 몇 달 전에 또 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름하야 ‘ㅅㅂㅅㄲ 사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방송사고인데, 그게 자신의 간증이라고 하는 이재형 캐스터.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한경진 기자·사진 | 정화영 기자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축구 덕후의 기운이

    라디오가 대세이던 1970년대. 라디오 PD로 일하셨던 그의 아버지는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이 되면 찬양제 사회를 도맡아 하셨다. 그런 모습을 맨 앞자리에서 지켜보던 꼬마 이재형에게 아버지는 너무나 멋있는 존재였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대학 때까지 그의 꿈은 한결같이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성악가와 선생님도 늘 장래희망 리스트에 있었지만, 그가 결국 아나운서, 그것도 스포츠 캐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재능이 큰 몫을 했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요. 그때부터 2014년까지 8번의 월드컵 경기에서 있었던 모든 골장면을 저는 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제가 암기과목에는 되게 약했는데 이상하게 스포츠 장면만큼은 하나하나 다 기억나더라고요. 첫 골은 누가 넣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넣었는지까지요. 그리고 저는 사람을 한 번 만나면 얼굴을 잘 잊어버리지 않아요. 몇 십 년 전에 봤어도 지나가다가 만나면 기억해 낼 정도죠. 이상하게 제가 길눈이 엄청 어둡고 암기력도 안 좋은데, 그런 눈썰미는 있어요. 그런 게 축구 캐스터로서 정말 중요한데, 아무래도 하나님께서 저를 스포츠 캐스터의 길로 인도하시려고 그런 달란트를 주신 것 같아요.” 


    성악 발성으로 외치는 ‘슛! 고~올~~~!’

    이재형 캐스터는 기독교 합창단으로 유명한 ‘대광고등학교’ 출신이다. 고등학교 배치를 받을 때 그가 살던 아파트 학생들 중 몇 명만 대광고에 배정이 됐는데, 하필 그중 한 명이 중딩 이재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인생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음악시험’이라 읽고 ‘합창반 오디션’이라고 부르는(?) 비공식 테스트에서 전교 3등 안에 꼽히게 된 것을 계기로 성악을 전공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성악 발성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슛! 고올~~!’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고, 팬들은 그를 ‘아름다운 샤우팅’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대학에 가서도, 군대에 다녀와서도 항상 두 가지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합창 지휘와 아나운서요. 그래서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아나운서 아카데미와 음악원을 동시에 다니면서 어느 길에 더 끌리는지 생각해 봤는데,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가는 게 더 행복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아나운서의 길을 준비했죠. 그런데 하나님은 정말 절묘하신 분이에요. 제가 중계하는 경기가 대부분 새벽에 열리는데, 성악을 했기 때문에 성대가 강하고 발성이 되니까 새벽 중계도 거뜬하거든요. 그렇다고 성악의 꿈을 포기한 건 아니에요. 제 꿈은 ‘찬양하는 아나운서’가 되는 건데, 가능할지 모르지만 언젠가 CCM 앨범도 내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 ‘FC안양’이라는 팀의 선수합창단을 맡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축구밖에 모르고 경쟁적인 환경에 지쳐있는 선수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섬기고, 그들과 교감하며 격려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매일매일 행복할 수 있는 길 선택하기  

    대부분의 아나운서 지망생이 지상파 방송을 목표로 준비하지만, 그의 목표는 애초부터 ‘스포츠 채널’이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4년에 한 번 있는 스포츠 이벤트 때에만 중계할 수 있을 것이고 그마저도 그가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데 반해, 스포츠 채널에 가면 작은 경기라도 좋아하는 중계를 매일매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 행복이지, 일주일에 며칠씩 새벽 경기를 중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한 경기에도 엄청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경우라면 더더욱.

    “감사하게도 SBS Sports에 입사하자마자 축구중계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없는 네델란드리그와 박주영 선수가 없던 시절의 프랑스리그 중계였죠. 지금은 달라졌지만, 당시에는 시청률 0%도 찍을 정도로 축구 팬들조차 관심이 없는 경기들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감사해요. 신인캐스터 때 그 중계를 하면서 2년 동안 혼자서 진짜 많이 공부하고 훈련할 수 있었거든요. 축구 팬들은 중계진에 대해 민감한데 그 시절에 저는 경기를 보는 사람이 없으니 욕도 안 먹으면서 훈련할 수 있었던 거예요. 하나님이 그렇게 준비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시더라고요.”


    “어이없는 드리블! ㅅㅂㅅㄲ. 헙; 아니 시바사키가”

    스포츠 캐스터로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라는 빅리그를 중계할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지만, 기왕이면 빅매치를 중계하고 싶은 게 캐스터의 욕심일 터. 그러나 그에게 배정되는 경기는 늘 새벽 2시 20분 경기다. 그럼에도 그는 보디발의 집에서 노예로 있을 때나 감옥에서 죄수로 있을 때나 늘 한결같이 성실했던 요셉처럼, 아무도 관심이 없는 리그의 경기를 온갖 자료를 다 찾아가며 월드컵 빅매치 마냥 공부하고 중계하면서 내공을 쌓아왔다. 그런 그의 성실함과 인내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한 큐에 상황을 역전시킨 웃지 못할 사건이 있다. 이름하야 ‘ㅅㅂㅅㄲ 사건’. 

    “그러니까 그게 어떤 상황이었냐면, 아시안컵 일본 경기 때 일인데요. 그 전날 한국 경기를 보면서 치킨 한 조각을 먹었는데 그게 잘못돼서 노로바이러스에 걸리게 된 거예요. 밤새 시름시름 앓고 토하다가 아침에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 바로 중계를 해야 했죠. 대신해서 중계해 줄 캐스터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게다가 해설자도 오랜만에 해설을 하시는 분이고 저와 맞춰본 적이 없는 데다가, 그 전날까지 제주도 전지훈련을 다녀오셔서 아무 준비를 하지 못하신 상황이었어요. 하아... 몸 상태가 완전 최악이고 의지할 거라곤 하나도 없었는데 그 상황에서 제가 ‘시바사키’라는 일본 선수를 ‘시바새끼’라고 잘못 발음한 거예요. 완전히 방송사고였죠. 그런 상황에서도 저는 정신이 없어서 실수한 걸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이 상황을 역전시키시더라고요. 이 일이 오히려 축구팬들에게 화제가 돼서 이재형이라는 캐스터를 알리는 기회가 된 거죠. 그동안 ‘취약시간의 황태자’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새벽 2시에 묵묵히 중계해 온 걸 봐주신 팬들이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오히려 기뻐해 주셨어요. 그런 걸 보면서 ‘하나님은 정말 한 큐에 하시는구나’라는 걸 느꼈죠.”


    ....... 이재형 캐스터의 이어지는 간증은 sena 책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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