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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늘도 가까이 더 가까이
배우 김민서 | 2015년 01월호
  • 배우 김민서 씨를 처음 본 건 <해를 품은 달>에서였다.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해 질투심에 사로잡힌 중전 역을 잘 소화했던 터라, 최근 <장미빛 연인들>에서 한없이 순하고 착한 배역을 연기해도 이전에 이미지가 쉽게 잊혀 지지 않았는데, 실제로 만난 그녀는 생글생글, 반짝반짝 웃는 미소가 너무 편안해 보이는 180도 다른 사람이었다. 왜일까 했더니 역시나 이유는 한 가지였다. 

    취재 | 한경진 기자·사진 | 한치문 기자

     

    ♥♥♥사랑이 고팠던 아이

    유치원생 꼬마 김민서는 조금은 까칠한 아이였다. 항상 불만 많고,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싫어하는.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처받은 고양이’ 같았다. 당시를 추억하며 그녀는 자신에게 애정결핍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애기 때부터 아빠가 아프셔서 몇 년 동안 누워 계셨어요. 엄마가 생계를 꾸리셔야 해서 저는 할머니 집에 맡겨졌죠. 그때는 그렇잖아요. 아무리 누군가 사랑해줘도 아빠엄마 품이 아니면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는 거요. 그래서 항상 사랑이 고픈 아이였어요. 작은 칭찬에도 잘하려고 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안 주면 아무것도 안 하고요. 중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이 돼서 뷰티잡지의 모델 일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어요. 카메라 앞에서 웃어야 하는데 되게 어색했죠. 그런데 사진작가님이 “잘한다. 잘한다”하시니까 신나서 열심히 했어요. 그때부터 조금씩 웃는 얼굴이 자연스러워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하루는 학교에 갔는데, 무서운 학생부 선생님이 지나가시더라고요. 그때는 저도 웃음이 조금 익숙해지던 때라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짜식, 눈빛부터 달라졌다 너~”. 그 말이 칭찬은 아니었지만 뭔가 저에게 불씨가 되었어요. 선생님의 관심이 너무 좋았던 거예요. 그때부터는 ‘이걸 하면 선생님이 칭찬하실까?’, ‘공부도 좀 해볼까?’ 하면서 뭐든 열심히 했었어요. 선생님들도 제 칭찬을 많이 하셨고요. “몇 반에 누구 있지? 걔는 웃으면서 인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한다. 걔는 연예인이라서 학교도 잘 못나오는데 학교만 오면 교과서 들고 물어보러 오고 그런다”하시면서 저를 되게 예뻐해 주셨어요.”

     

    ♥♥♥ “언니, 나 언니네 교회 가볼래”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던 그녀이지만 어릴 때부터 주워들은 얘기 덕분인지 살면서 언젠가는 교회에 다니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스스로 ‘귀가 얇아서’라고 말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미 믿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셈이다. 재미있는 건,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꼭 스스로 교회에 가겠다고 누군가를 찾곤 했다. 이름하야 ‘셀프 전도’. 

    “스물한 살 때 모태신앙인 한 룸메이트 언니를 만났는데요. 그 언니는 밤새 같이 놀다가도 주일 아침이 되면 일어나서 씻고 교회에 가더라고요. 정신력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언니와 친하게 지낸 지 5년 정도 되었을 때,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뜬금없이 “언니 나 언니네 교회 가볼래”라고 말했어요. 특별히 힘들 때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언니도 무덤덤하게 “그래” 그러면서 저를 데리고 갔어요. 그런데 나중에 말해주더라고요. 사실은 그때가 교회 40일 특별새벽기도 기간이었는데 기도제목 중에 하나가 저를 전도하는 거였다고요. 그 기도가 채 40일도 안 돼서 응답을 받은 거예요. 그 후에 언니를 따라서 1년 가까이 그 교회에 갔어요. 초반에는 사람들이 막 손 들고 찬양하는 걸 보면 저도 하고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하면서 손도 들고 했죠. 그리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기름 부어 주세요”라고 기도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적립한 덕분에 지금 하나님이 기름을 부어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 통장 잔고 0원. 계산기를 두드리신 하나님(?)

    16살 나이에 데뷔한 덕에 대학을 졸업하고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니 그닥 한 것 없이 데뷔 10년차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연기를 하고 싶은데 소속사는 없고, 겨우 들어간 회사는 1년 만에 망하고. 그때 막 믿기 시작했던 그녀는 울면서 하나님 앞에 하소연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한번은 아르바이트로 찍은 광고 덕분에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됐어요. 그리고 그 작품을 계기로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도 하게 됐죠. 그때까지도 소속사가 없이 스스로 운전하고 스케줄도 관리하던 시절이죠. 만약 소속사가 있었다면 회사 덕이라고 했을 텐데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전적으로 하나님이 하셨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나님이 제 매니저이셨던 거죠. 그런데 막상 회사가 없다보니 오해를 받아도 아무도 날 방어해주지 않고, 의지할 데도 없어서 점점 날카로워지더라고요. 막 믿기 시작했던 때라 그때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방법도, 기도하는 방법도 몰라서 서울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우는 게 다였죠. 연이어서 좋은 작품을 계속 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회복되지 못하고 계속 어두움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어요. 술을 마셔야만 잠을 자고,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우울하고…. 

    그러면서 하나님에게서 완전히 멀어졌죠. 게다가 2013년 말 쯤에 갑자기 안 좋은 사고들이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혼자 살던 집을 정리하고 부모님과 살기 위해 이사를 결심했죠. 그런데 이사하던 날, 새 집에서 통장잔고를 봤는데 딱 0원이 되어 있는 거예요.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그 순간 생각했어요. ‘주님이시다. 하나님이 계산기 두드리셨네’라고요. 마치 하나님이 “니가 이래야 알아먹겠니?”라고 하시는 것 같았어요.”

     

    ♥♥♥ “왜 그랬어. 다시는 그러지 마”

    일을 하고 싶다고 조르던 그녀에게 하나님께서 일을 주셨지만, 정작 그 일 때문에 하나님에게서 멀어져갔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그녀는 힘들 때만 하나님을 찾는 건 죄송한 일이지만, 힘들 때라도 하나님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은혜라는 걸 알게 됐다. 

    “한창 힘들 때, 한 시사회에서 탤런트 최강희 씨를 만났는데, 당시에 강희 언니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걸로 유명했어요. 그래서 나 좀 교회에 데리고 가라고 또 셀프 전도 기질을 발휘했죠. 언니랑 같이 교회에 가던 날, 우연히 한 집회에 참석하게 됐는데, 목사님이 저를 위해 기도하시면서 그러시는 거예요. “왜 그랬어. 이제 다시는 그러지 마라. 하나님이 널 사랑하시고 용서하셨으니까 다신 그러지 마”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저 때문에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거든요. 그때 정말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인생에서 가장 처절한 회개를 했었어요. 제가 흙탕물에 들어갔다 나온 돼지 같고, 성경에 나오는 탕자 같았죠. 그 후로 용인부터 서울까지 40km가 넘는 거리를 매일 오가며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어요. 힘들게 돌아왔으니까 정말 제대로 살고 싶었거든요. 그때가 2월이었는데, 그 후부터 당분간은 일이 들어와도 하지 않고 매일 새벽예배와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거의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 이제 배운 걸 적용하는 시간

    얼마 전 그녀는 ‘FnC(Fish&Cake, 오병이어의 줄임말)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다. 당시에 크리스천과 일하기 위해 소속사를 옮겼다는 기사가 화제였지만, 이 일은 그녀에게 조금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동안 하나님께 조르는 기도만 했지 하나님의 뜻을 묻지 못했던 그녀가 이제 맡기고 순종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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