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마술사, 연예인 급 얼짱 강사, 30만 명의 수강생을 몰고 다니는 스타 강사 등 그를 부르는 수식어들은 다양하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더 퍼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그는 천상 ‘선생님’이었다. 오늘도 그는 수학의 꿀재미 전파를 위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코스프레’로 무장하고 장렬하게 강의실로 들어선다.
취재 | 김용미 기자 · 사진 | 한치문 기자
<차길영 선생님의 학창시절>
선생님의 학창시절이 궁금합니다. 선생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도 처음부터 수학을 좋아했던 것은 아녔어요. 제가 어렸을 때 ‘속셈학원’ 열풍이 불었는데, 저도 그 무렵 부모님의 강압(?)으로 속셈학원에 나가게 됐죠. 그 덕분인지 중학교에 들어가서 유난히 계산이 빠르다며 천재 소리를 들었는데, 그러면서 수학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칭찬을 듣는 맛에 주어진 시간의 60% 이상은 수학만 팠었죠. 그 기세로 결국 수능 때 수학에서 만점을 받았고요.
학창시절에 선생님의 꿈,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모태신앙으로 자란 영향 때문인지, 어릴 때부터 세계적인 크리스천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그 꿈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요.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이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20대 초반에는 잠깐 가수를 해보려고 머리를 기른 적도 있긴 했는데, 다행히(?) 군대에 다녀온 후 빨리 정신을 차리고 학업에 전념했죠.
<크리스천 스타 강사 차길영>
강사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제가 중3 때부터 부모님이 학원을 운영하셨는데요. 두 분 다 엄하고 올곧은 분들이시라 저에게도 엄격하게 대하셨어요. 제가 대학에 진학하고 난 뒤에는 자립심을 키워야 한다며 일체 용돈을 끊으실 정도로요. 그래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려고 시작한 일이 과외와 학원 강의였어요. 그런데 이게 적성에 잘 맞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학원 강사 쪽으로 한 우물을 파게 됐죠.
그러다가 직접 <세븐에듀>를 만들게 되신 건가요?
네, 저는 인터넷 강의 붐이 일어나기 전인 2000년도부터 인터넷 강의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제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009년에 <세븐에듀>를 만들었죠. 세븐에듀의 ‘7’은 성경에 나온 완전수를 의미해요. 이 회사를 만들 때 단순히 인터넷 강의를 퍼뜨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학원 선교’라는 비전을 두고 기도하며 설립했거든요.
그럼 구체적으로 선교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진행하시는 일들이 있나요?
우선 <세븐에듀>를 통해서 1년에 3,000명의 선교사님들을 후원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저희가 직접 나가서 선교할 수는 없으니까 물질로나마 현장에 계시는 선교사님들을 돕는 거죠. 그리고 <세븐에듀>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아시아 권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컨텐츠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게 저희 목표예요. 현재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쓰신 이용규 선교사님이 추진 중이신 인도네시아 대학 설립 프로젝트에 저도 동참하게 되었는데요. 현지 교육과정에 맞는 컨텐츠를 개발해서 인도네시아 현지의 강사들을 교육시키고, 인도네시아어로 현지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쉽게 말해서 <세븐에듀 인도네시아>가 생기는 거죠. 이슬람 국가들의 문을 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교육을 통한 선교인데, 그 사업을 통해서 저희 회사가 세워진 가장 큰 목적, 바로 ‘땅 끝까지 복음이 전해지는 일’이 실현될 것을 바라보고 있어요.
선생님의 인강이 특별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점에서 특별한가요?
‘지루하지 않은 재밌는 강의’라는 게 제 강의의 가장 큰 강점인 것 같아요. 제가 조금 특이한 복장을 입고 강의를 하거든요. 저희 <세븐에듀> 회사 건물 지하에 스튜디오를 마련해 놓고 거기서 강의 촬영을 하는데, 가발, 모자, 의상 등 필요한 소품들은 다 구비되어 있어요. 처음에는 코스프레를 하면 아이들이 유치하다고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한 번은 뽀로로, 한 번은 토르 복장으로 무장하고 강의를 했더니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인 거 있죠! 사실 애들이 학교에 갔다 와서 피곤한데 인터넷 강의까지 들으려면, 게다가 수학 강의를 들으려면 얼마나 졸리고 힘들겠어요. 특히 인터넷 강의는 졸리면 끝장이거든요.
<멘토 차길영>
청소년들을 많이 대하실 텐데, 아이들과 공부 외적인 부분으로도 교류를 하시는 편인가요?
사실 강의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실제로 만나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아이들도 스케줄이 빡빡하고, 또 강의가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고. 쉬는 시간에 잠깐 만나는 것 가지고는 깊은 얘기를 하기 힘들죠. 그래서 아이들한테 힘이 되는 내용의 문자를 자주 보내는 편이에요. 그리고 직접적인 교류는 아니더라도 수능 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위해서 매년 유명 연예인과 함께 부르는 ‘수능 응원송’을 기획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는 ‘클라라’와 함께 작업하기로 했는데 기대해 주세요.
청소년을 상대하면서 성적이나 좋은 대학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너무 강조하는 것이 자칫 ‘세상적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크리스천이면서 동시에 강사로서 이런 점을 어떻게 절충해가고 계신가요?
신앙생활 잘하고 하나님은 잘 믿지만 대학은 그럭저럭 가도 된다는 말에 저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삶을 사는 목적이 단순히 ‘대학’은 아니지만, 그것이 목적을 위한 단기 목표는 될 수 있거든요. 우리가 이뤄야 할 그 목적(복음전파, 선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려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고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가 하는 것들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지금의 과정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비지니스를 성공적으로 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로 인해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아지고 더 넓어지니까 더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되거든요.
그럼 강사로서 선생님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수학이라는 달란트는 하나님께 쓰임받기 위한 좋은 도구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과목 중에 하나가 수학이잖아요. 수학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제 강의를 통해 수학에 재미를 느끼고 좋아하게 돼서 결국 잘 하게 되는 것이 강사로서 저의 비전이죠. 한 때 고액 과외를 제의받기도 했었는데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고 올바른 학습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목표거든요. 비록 일주일 내내 바쁘게 일하고, 1년에 두 번(명절 때) 쉬면서 집에 들어가면 바로 뻗기 일쑤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때까지 계속 강의하고 싶어요.
청소년들에게 영향력이 큰 선생님의 조언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sena를 보는 청소년들에게 조언해 주실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가끔 학생들한테 인생의 목적이 뭐냐고 물어보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그 ‘행복’이란 것에 대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 외제차를 사는 것 등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사실 그런데서 오는 만족감은 굉장히 짧아요.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의 행복이 정말 중요한 건데 그걸 모르니 참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친구들이 단순한 삶을 살았으면 해요.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는지 확실하게 알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그 목표를 위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정리하면 삶은 굉장히 단순해지거든요. 단순한 사람이 굉장히 집중력이 높고, 집중하는데서 나오는 힘은 굉장히 강력하죠. 그 순간집중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학생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