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사동. 동네 어디를 둘러봐도 성형, 미용, 헬스 등과 관계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21세기형 미의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곳 한 켠에 <startrain>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영혼육의 건강 전도사"로 이름 난 정주호 트레이너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언젠가 sns를 통해 "기도는 영혼의 운동이라 할 수 있고 운동은 몸의 예배라 할 수 있다"고 했던 그의 글을 참고한다면, 이곳에는 매일 치열하게 땀흘리는 예배가 드려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또 다른 예배가 또 이곳에 있었다.
취재 / 한경진 기자·사진 / 한치문 기자
5년 전 쯤에 sena 인터뷰를 했었는데 기억하시죠? 그때 어린 시절에 몸이 마르고 약해서 상처를 받았던 기억에 대해 이야기 하셨었어요.
네, 저는 어릴 때 다른 아이들보다 몸이 외소하고 약해서 상처가 많았어요. 남자 아이들이 농구나 축구, 배구 같은 걸 할 때 저를 껴주지 않아서 여자 아이들하고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같은 걸 하면서 놀았죠. 그때 저도 모르게 제 안의 남성성을 많이 잃어가면서 혼란스러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원망스럽고 부정적이게 변하더라고요. 그 원망의 대상은 바로 부모님이었어요. ‘왜 나를 낳은 거야?라며 부모님께 제가 받은 상처를 모두 쏟아냈죠.
어떻게 보면 요즘 청소년들도 외모 같은 외적인 문제들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sena를 보는 청소년들 시기 때는 진로나 가정 문제, 친구에 대한 고민, 외모 고민 같은 것들을 많이 할 때니까요. 그런데 사실 제가 했던 고민은 신체적인 한계에서 오는 상처 때문이었지만, 요즘 아이들의 고민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2014년도 현재 트렌드에 맞는 몸매를 기준으로 나를 보고 거기에 맞추려고 하는 거니까요. 여러 매체들을 보면서 몸매를 자랑하는 연예인들을 많이 보고 동경하다보니까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건데요. 우리는 그런 세상적인 말들과 기준에 흔들리지 말아야 해요.
그러면 헬스 트레이너로서 우리 몸을 가꾸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몸을 가꾸는 이유는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하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위한 것이어야 해요. 하나님은 사람의 몸이 하나님의 ‘성전(교회)’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내 몸이 성전, 즉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거룩한 곳이라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이 성전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도록 잘 가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몸매를 사람들이 보기 좋게 가꾸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죽기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되게 하고 복음을 위해 준비된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나의 몸을 도구로 훈련시키는 것이에요. 그것이 우리가 몸을 가꾸고 관리하는 목적이 되어야 하죠.
그런데 몸을 가꾸는 건 영성 훈련에 비해 세상적이라는 시각도 있잖아요?
옛날에는 크리스천의 몸은 썩어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몸을 저속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의 몸은 신성한 거예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다른 것들은 말씀으로 지으셨지만 우리 몸은 직접 손으로 지으셨죠. 만약 내가 한쪽 눈이 더 크든지, 몸의 어느 부분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실수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는 나의 모습을 완벽하게 지으셨고, 그렇게 지으신 나의 모습 자체를 너무나 사랑하고 계시죠. 이걸 깨닫지 못하니까 자기 몸을 학대하고 쉽게 자살을 하게 되는 거예요.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계신가요?
부모님과 함께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놀라운 건, 많은 경우가 우울증 같은 질환 때문에 왔다는 점이에요. 신경정신과나 심리상담사에게 가야 할 친구들인데, 여기저기 다 다녀보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도 됐는데, 감사하게도 이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많이 회복되어 갔죠. 그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의 영혼과 몸은 다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누구든지 하나님을 믿고 거듭나게 되면 자기 마음을 돌아보게 되고 또 육신의 삶을 변화시키게 되죠. 또 반대로 흐트러진 생활을 하던 사람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삶이 규칙적이고 건전하게 바뀌고 그러면서 영혼의 문제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되고요.
그럼 운영하시는 <스타 트레인>은 뭔가 조금은 분위기가 다를 것 같은데요?
그렇죠. 하지만 저희는 운동하러 오신 분들께 무턱대고 전도를 하거나 하진 않아요. 그냥 여기에 계신 트레이너 분들이나 직원들이 모두 크리스천이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데, 그런 이곳만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해드리는 것뿐이죠. ‘여기 선생님들은 뭔가 다르다’, ‘이곳 안의 분위기는 바깥과 다르다’라는 것을 오시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느끼게요. 그리고 이곳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예배를 드려요. 매달 목사님을 초청해서 말씀을 듣고, 모두 둘러앉아 들은 말씀에 대해 토론을 하죠. 모두 이곳에서 운동하시는 분들, 지인들, 여러 가지 상처와 몸의 고민을 가지고 저희 페이스북 페이지에 메모를 남기고 찾아오시는 다양한 분들이세요. 모두 둘러앉아 예배하고 토론하면서 치유되고 회복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걸 보면 하나님께서 이곳을 몸만 건강하게 해주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되고 영도 회복되는 곳으로 만들어가고 계신 걸 느껴요. 어떻게 보면 겉모습은 헬스장이지만 알맹이는 교회인 거죠.
요즘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다는데, 자세히 알려주세요.
오래 전부터 영혼육을 위한 건강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기도했는데, <스타 트레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 비전을 구체화 시켜주시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캠프 사역’이에요. 인성 영역, 신앙 영역, 공동체 영역 등 각 영역에 맞게 게임이나 공동체 활동들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해결해 가면서 배우는 프로그램이죠. 그러면서 내가 왜 소중한지, 다른 사람이 왜 소중한지, 왜 건강해야 하는지, 그리고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를 배우게 되는 거예요. 얼마 전에 한 미션스쿨에서 학교 옥상, 교실, 운동장을 모두 활용해가면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단 한 명의 아이도 졸거나 하지 않고 모두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담당 선생님께서 그 학교에 15년 이상 계신 분인데, 학생들에게서 그런 생명력과 생동감을 본 게 처음이었다고 이야기 하실 정도로요.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건강 전도사로서 sena 독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하나님은 우리의 몸에 좋은 최상의 조건들을 준비해 놓으셨어요. 따지고 보면 ‘근육을 만드세요’라는 말은 맞지 않아요. ‘근육을 발견하세요’라고 해야 맞죠. 하나님은 우리 몸에 건강한 유전자를 이미 심어 놓으셨죠. 남자들의 경우에는 식스펙이 없다고 좌절하겠지만, 사실 모든 남자들 유전자 안에는 식스펙이 다 있어요. 몸이 약하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안에는 이미 건강한 유전자가 심어져 있어요. 발견하고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인 거죠. ‘성전’인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도구로 거룩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