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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는 웹툰으로 복음 전한다
김민석 작가 | 2013년 08월호
  • 천국에 있는 한 구멍을 지키는 천사 "쪼엘"이 어느날 하나님으로부터 특수 임무를 맡고 지옥에 스파이로 파견된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말도 안 되는 이 설정이 정말 만화가 되어 등장했다. 이름하야, ‘헤븐리 스파이’. 인기 웹툰들이 드라마로,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는 이 시대에 웹툰을 통한 복음 전파의 가능성을 묻고 싶다면, 오늘 sena casting 주인공 김민석 작가를 통해 어느 정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취재/ 한경진 기자·사진/ 한치문 기자

     

    혹시 어린 시절부터 장래 희망이 만화가가 되는 거였나요?

    만화는 어릴 때부터 보는 것도 좋아하고 많이 그리기도 했어요. 고등학교 때 예수님에 대해 깊이 알아가면서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대학도 애니메이션 학과를 선택했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하나님에 대해서 점점 알아가는 중이었다고 볼 수 있고, 정말 제 인생이 달라진 건 군대에 가서였어요. 

     

    군대에는 무슨 비밀이 있나 봐요. 다들 군대에 가서 신앙이 깊어져서 오곤 하던데… (하하) 

    작가님은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군대에 ‘연등 시간’이라는 게 있어요. 원래 취침이 10시인데 10시에서 12시까지는 공부하고 싶으면 할 수 있게 자유시간을 주거든요. 그 시간에 거의 매일 도서관에 갔어요. 만화 스토리도 만들고 공부도 하려고요. 그런데 어쩌다 성경을 읽게 되면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때 깨달은 건 ‘예수님은 왕’이시라는 거였어요. 내 삶을 도와주시고, 내 꿈을 이뤄주시는 분이 아니라 내가 섬기고 따라야 할 분이라는 걸요. 그게 약간 저에게는 충격이었어요.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예수님이었거든요. 

     

    그 이후로는 뭔가 생각이나 태도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원래는 제대하고 애니메이션으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에 유학을 준비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계획을 멈추게 하시더라고요. 대신 어느 날 기도하던 중에 갑자기 생각지도 않았던 ‘일본’이라는 비전을 주셨어요. 처음엔 어리둥절했죠.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라니까요. 하나님은 영적으로 너무 혼란스러운 일본에 반드시 복음이 들어가야 하는데, 만화 그리는 일을 통해 저를 쓰시고자 하셨어요. 그 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우연히 김우현 감독님(기독교 다큐멘터리 감독)을 마주쳤어요.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왠지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무작정 다가가 말문을 열었죠. 얘기를 나누다보니 감독님도 일본은 만화로 복음을 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셨더라고요. 그 만남을 계기로 감독님의 책들을 일본어 만화로 만드는 작업을 함께 했어요. 그게 본격적인 만화 작업의 시작이었죠.

     

    그때부터 본격적인 크리스천 만화 작가의 길을 걷게 되신 거네요.

    네. 그런데 만화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후부터 하나님은 계속 저의 관점이나 고정관념 등을 깨뜨리고 바꿔주셨어요. 예전에는 ‘내가 어떻게 구원받고, 내가 어떻게 쓰임 받을까’ 하면서 나에게 집중했다면, 이제는 ‘하나님께서 어떤 마음을 갖고 계시는지’, ‘거기에 내가 어떻게 쓰임받을지’를 보는 것으로 관점이 바뀌어 갔죠. 그러면서 공부도 되게 많이 했었어요. 성경은 물론이고 신학, 역사 할 것 없이요. 그저 제가 얄팍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복음을 풀어서 전하는 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하나님 나라를 단지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잖아요. 

    <식객>을 그리신 허영만 씨도 작품을 위해서 전국에 시장들을 다 조사하고, 직접 먹어보고 연구하셨다는데, 반면에 ‘나는 복음을 전한다고 하면서 이런 자세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해보니 저 자신이 너무 게을러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헤븐리 스파이> 이야기도 궁금해요.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거의 1년 간 아무 것도 안 하고 공부만 하고 있었는데, 성경을 깊이 알면 알수록 ‘아, 이 중요한 것을 알려야겠는데,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처음부터 지금 같은 내용을 생각한 건 아니었고, 이것저것 다른 내용들로 구상했었어요. 기자가 환상 중에 성경의 인물들을 인터뷰 한다든지 하는… 그러다 문득 ‘천사가 지옥에 스파이로 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완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만화로 풀어내기 시작했죠. 

     

    처음 연재를 시작했을 때 독자들 반응은 어땠나요?

    대부분 재미있어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재미있게 만들려고 넣은 장치들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못 느끼시더라고요(하하). 오히려 복음적인 내용, 영적으로 깨닫게 된 것들이 있을 때 반응을 하시고……. 

    사실 2부는 1부에 비해 좀 무거운 내용이라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반박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 작업을 할 때 엄청 조심스러워요. 제가 공부하면서 글로 정리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그 내용들 중에서 아주 조금 가져다가 스토리를 엮는데, 스토리를 짜다가도 빼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요. 

     

    <헤븐리 스파이>로 웹툰 작업을 시작하셨는데 그 작품이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정말 감사하죠. 제가 직접 구상하고 그린 첫 작품이라서 의미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 전까지 제가 살아왔던 삶이나 지식에서는 절대 나오기 힘든 작품이에요. 지금 봐도 ‘내가 진짜 이걸 알고 쓴 건가’ 싶을 정도로요. 그런 걸 보면 ‘내가 더 커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정말 충성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어떤 책임감 같은 것도 생기고요.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고 공부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네요. 

     

    ‘하라쉼 스쿨’에서 매주 만화를 가르치고 계시죠? 주로 어떤 분들이 오시나요?

    중학생부터 40대 주부까지 다양해요. 대부분이 직장인이죠. 사실 만화 그리는 일을 전적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인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어요. 부업으로 해서는 좋은 작품이 나오기는 힘들잖아요. 그래서 배짱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입히고 먹이신다는 사실을 믿는 배짱이요. 저도 넉넉하지는 않지만 항상 통장을 보면 ‘내가 어떻게 이 많은 돈을 썼지?’ 하면서 놀라게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웹툰, 만화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웹툰을 너무 많이 보지는 마세요(웃음). 저도 아주 간혹 보는데, 좋은 작품들도 있지만 자극적이고 위험한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좋은 작품은 보시되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작품’, ‘내가 해내야 할 작품’이 뭔지를 많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만화가를 일명 ‘배고픈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을 텐데요. 하나님이 아버지이신데 내 인생을 내가 고민하면 뭐 하겠어요. 그저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하고 싶으신 일이 무엇인지를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고, 아직 어리니까 많이 도전해 봤으면 해요. 저도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지금 망해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혹시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는 길이라도 실패를 통해서 그걸 깨닫는다면 그 시간이 아까운 게 아니고 귀한 시간인 거잖아요. 

     

    정말 좋은 말씀이네요. 마지막으로 만화 작가로서의 비전에 대해 듣고 싶어요. 

    어찌됐건 하나님께서 저에게 그림이라는 은사를 주셔서 사용하시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또 다른 길로 인도하실지 모르는 거죠. 단지 지금 만화가로서의 비전은 ‘예수님의 삶’에 대해 다루는 만화를 그리는 거예요. 언젠가 성경을 공부하면서 예수님의 삶에 대해 너무 놀라워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적이 있었어요. 단순히 사람으로 태어나셔서 죽었다가 부활하신 사실 말고 그 삶 과정 과정에 있는 의미들을 만화로 복원하고 싶어요. 아직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더 준비하고 공부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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