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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님이 제 든든한 빽이에요!”
아나운서 이정민 | 2011년 02월호
  • ‘sena 인터뷰의 주인공은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셨고, 기자는 단지 여기저기 전화하며 그 사람이 누군지 찾아낼 뿐이다’. 이 신념 아래 소위 ‘튕기는’ 분들의 거절을 거듭 참아내며 매달 인터뷰 주인공을 찾아내곤 했었는데……. 이번 달 ‘sena Casting’의 주인공인 이정민 아나운서는 전화를 하자마자 너무나도 흔쾌히, 게다가 “영광이에요!”라는 말까지 하며 인터뷰를 수락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웬 일? 그런데, 직접 만나보고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오늘의 인터뷰는 그녀의 깜짝 고백으로 시작됐다. 

    취재/ 한경진 기자·사진/ 정화영 기자

     

    사실, 저 고등학교 때 sena 했었어요. 인터뷰 섭외 전화를 받았을 때, 일부러 깜짝 놀라게 해드리려고 말씀 안 드렸죠. 

     

    와! 정말요? 어머, 진짜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sena를 시작하시게 된 거예요? 

    고등학교 때 저와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저까지 4명이 함께 다녔는데, 그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모두 매일 새벽예배에 나가실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셨죠. 그 친구들한테 좋은 영향력을 받았던 것 같아요. 걔들이 매일 sena를 했거든요. 저도 덩달아서 같이 하곤 했는데, 그런 생활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는 정말 열심히 sena를 했었어요. 특히 고3 때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려고 노력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때는 이름이 ‘sena’가 아니라 ‘새벽나라’였죠?

     

    하하. 맞아요! 

    오늘 인터뷰 하러 오기 전에 미용실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어디 가냐고 묻길래 “내가 어릴 때 보던 잡지에서 인터뷰 하게 됐다”고 했더니, “어쩜 그런 의미 있는 일이 있냐”고 하더라고요. 정말 어릴 때 그렇게 열심히 하던 sena에 내가 나온다니 영광이에요.

     

    부담이 많이 됐겠는데요?

    그래서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1년 정도는 멀리서 친구들을 늘 관찰하듯 했죠. 그러다보니 저 스스로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교회를 찾아갔는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저를 강하게 이끌어주셨어요. 신앙이 많이 성장해서 고3 때는 매일 기도실에 가서 있곤 했지요. 심지어 친구들이 “너네 집 정말 불교 집안 맞냐?”라고 할 정도로요. 사실, 저는 두려움이 많은 아이였고, 늘 머릿속이 고민과 생각으로 꽉 차 있었어요. 미래와 대학 입시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저도 모르게 주님께 매달리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 시절부터  아나운서에 대한 비전을 품고 계셨나요?

    하나님을 알고 비전을 위해 기도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저의 기도제목은 단 하나였어요.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살 수 있을까요?’라는 거였죠. 그런 와중에 가슴 속에 꺼지지 않는 불처럼 남아있던 게 바로 아나운서, 방송 일이었어요. 어릴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말 잘 하니까 아나운서 해도 되겠네” 라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순진하게 그 말을 받아들였었죠. 또 그렇게 하면 될 것 같았고요. 그런데 막상 그 길을 가려고 하니까 만만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야말로 예쁜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빽도 있어야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저는 해당되는 게 아무것도 없었죠.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농촌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곳에서 레크레이션 진행을 맡아 하는데, 제 말에 호응해주시는 분, 웃으시는 분들을 보면서 너무 즐거웠고, 그 순간, ‘결국 나는 이 길이다’하는 확고함이 생기더라고요. 다른 것보다 이런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죠. 

     

    무대 체질이셨군요(하하). 결국 하나님이 아나운서로 쓰시네요?

    성경말씀을 보면, 연약한 자를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낸다고 하잖아요. 제가 딱 그 경우에요. 저는 아나운서를 하기에 정말 가진 것도 없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저의 인생을 통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보여 주시는 것 같아요. 제 친구들 중에서도 “하나님이 어딨냐?”라고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날 봐. 나 아나운서 됐잖아”라고 말해요. ^^

     

    저희가 볼 때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제격인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아요. 저는 다른 아나운서들처럼 얼굴이 특별히 예쁘지도, 특별히 똑똑하지도, 특별한 빽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오로지 제 빽은 하나님뿐이죠. 지금도 제 안에는 두려움이 있고, 늘 힘들고 늘 무언가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어요. 아나운서로서 많은 일을 맡겨주셨는데, ‘내가 모두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부담이 항상 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라는 말씀을 기억해요.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붙들었던 말씀이거든요. 그리고 어제 요한복음 중 ‘모든 것이 다 하늘로부터 온 것이다’라는 말씀을 묵상했는데요. 나에게 주신 모든 환경들, 고민들, 심지어 눈물까지도 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걸 깨달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더 감사하게 되고, 모든 것들을 주님께 맡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워낙 조심스러운 직업인데, 크리스천이라는 것 때문에 더 책임감을 느끼시겠어요.

    맞아요. 실제로 방송국에 들어와 보니 아나운서가 생각보다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하고도 조심스러운 직업이더라고요. 말 한마디, 글 한 줄에도 영향력이 엄청나죠. 아나운서도 사람이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이나 실수를 할 수 있는데 대중들에게는 그런 게 용납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이 사실 있죠. 더구나 크리스천이라는 걸 알리고 나니까 사실 더 부담이 되긴 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내가 뭔데 하나님이 이렇게 날 사랑해 주시고, 영향력 있는 자리에 세워주시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나 하는 생각에 말이에요. 한번은 제가 트위터에 쓴 글을 읽고 어떤 분이 ‘교회 다니셨군요. 더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라고 글을 써주셨는데 정말 감격했어요. 앞으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저는 하나님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자신해요.

     

    마지막으로 sena를 했던 선배로서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혹시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거나 내가 가진 꿈과 지금의 내가 너무 멀어 보인다 해도 좌절하지 말고 하나님께 집중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객관적으로 누군가가 나보다 학벌도 좋고, 더 예쁘고, 능력이 많아 보인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요.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될 수 없거든요. 하나님이 아무것도 아닌 저를 써주시고 저의 빽이 되어주신 것처럼요. 

    그리고 나중에 언젠가 여러분이 원하는 무언가로 하나님께 쓰임받을 때는 항상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뜻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과 삶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인지’를 물으면서 살아가는 친구들이 되기를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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