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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기든 지든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문소리 선수 | 2010년 12월호
  • 지난 7월, 20세 이하 여자 축구 대표팀이 FIFA에서 주관하는 여자 축구 월드컵 경기에서 4강에 진출하면서 국민들에게 뜻밖의 감동을 선사했었다. 그리고 우리는 ‘리틀 카시야스’, ‘얼짱 골키퍼’라는 닉네임의 축구 스타를 한 명 발견했다. 그녀가 바로 문소리. ‘얼짱’이라는 이름이 쑥스럽지만 자신을 통해 여자 축구가 알려지는 것이 감사하다는 그녀를 울산과학대학 훈련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 열리기 전, 성인들과 한 무대에서 뛴다는 설레임과 각오로 똘똘 뭉친 그녀를 sena가 만나보았다.      

    취재/ 한경진 기자·사진/ 정화영 기자

     

    * 월드컵 이후로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는데, 지금은 한편으로 감사하기도 해요. 예전에는 여자 축구 선수라고 하면, “여자 축구도 있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어디에 가서 여자 축구에 대해 얘기하면 모르시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떴다거나 인기가 많아지거나 하는 것보다 저를 통해서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에게는 조금 눈치가 보이진 않아요?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도 “니가 무슨 스타야?!”, “너랑 같이 생활을 해봐야 사람들이 너의 실체를 알 거다!”라면서 우스갯소리를 해요. 그래도 정말 감사한 것은 친구들이 월드컵 직후나 지금이나 이런저런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저를 잘 이해해 주고 있어요. 아마도 저를 통해서나마 여자 축구가 알려지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시작했어요. 대체로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는 편인데, 저는 조금 늦은 편이죠. 부모님을 설득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거든요.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는 골키퍼가 아니라 공격수였어요. 그런데 늦게 축구를 시작한 탓에 주전으로 경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골키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죠. 

     

    * 하마터면 골키퍼인 문소리 선수를 보지 못할 뻔했네요?

    혹시 알아요? 제가 필드에 있어도 공격수를 잘 하고 있을지요? 하하! 농담이고요. 저는 지금 제 포지션인 골키퍼에 대해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 신앙생활 얘기를 해볼까요? 신앙생활은 언제부터 했었나요?

    고등학교 때 다니던 학교가 기독교 학교였어요.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절에 다니시는데, 당시에 그 학교에 가겠다고 하니까 엄청 반대를 하셨죠. 그때는 제가 교회에 다니지 않을 때였는데도요. 그래도 그 학교는 정말 축구로는 유명한 팀이라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을 때 어렵지 않게 입학할 수 있었어요. 입학하고 나서는 기독교 학교라 매주 예배가 있었는데, 그 예배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에 발을 들이게 되었죠. 

     

    * 학교 예배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운동을 하기 때문에 숙소 생활을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주말에 집에 못갈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숙소 안에는 먹을 거라고는 오로지 밥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간식을 먹으려고 교회에 가곤 했었어요. 교회에 가면, 피자 같은 간식들을 매번 줬거든요. 그러면서 예배 시간에는 항상 핸드폰을 만지거나 친구들이랑 떠들기 일쑤였죠. 그래도 목사님께서 저를 무척 예뻐해 주셨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가게 된 것 같아요. 

     

    * 재미있네요. 간식 때문에 교회에 다니다니….

    그러게요. 그러다가 대학을 울산에 있는 팀으로 정하게 되면서 이곳으로 내려왔는데요. 오자마자 운동 시간에 어깨를 크게 다쳐서 큰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의사 선생님이 이제 골키퍼를 하지 못할 거라고 하셨고, 주위 사람 중에도 저와 같은 수술을 해서 골키퍼를 그만 둔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충격이 컸었죠. 힘들게 운동을 시켜주신 부모님께 집도 사드리며 보답을 하고 싶었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된 거예요. 

     

    * 정말 힘들었겠어요. 그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상황이 너무 힘들다보니 저도 모르게 교회를 찾게 되더라고요. 그때 목사님께서 매 주일마다 저의 부상을 위해서 따로 기도를 해주셨어요. 저 역시 기도라고는 전혀 해보지 않았지만, 매일 기도를 하기 시작했죠. 기도하는 방법이 쓰여있는 어린이용 그림책을 보고, 그 책에 적혀있는 순서대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정말 간절히 기도를 드렸어요. 

    정말 놀라운 건, 그렇게 기도를 한지 4개월 만에 제 어깨가 깨끗하게 나았다는 거예요! 의사 선생님이 적어도 1년은 걸릴 거라고 하셨는데 말이에요. 그때 선생님은 그래도 운동은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조금 욕심이 많아서 무작정 운동을 시작했죠. 그런데 전혀 아프지 않더라고요. 그 일이 있고 얼마 후에는 감사하게도 월드컵 대표로 발탁되어서 이렇게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되었죠. 이 모든 게 하나님이 하신 거라고 확신해요. 제가 정말 간절하게 매일 하나님께 기도했으니까요. 그때부터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느끼게 되었어요.

     

    * 월드컵 대표팀 안에도 하나님을 믿는 친구들이 많다고 하던데요?

    당시 월드컵 대표팀 23명 중에 13명이 하나님을 믿는 친구들이었어요. 처음에는 저를 포함해서 4-5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각 팀에서 발탁된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합동훈련을 할 때마다 한두 명씩 전도해 나갔죠. 그리고 월드컵 때에는 항상 믿는 친구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렸어요. 특히, 경기 전이나 주일날에는 빼놓지 않고 예배를 드렸고요. 

    사실, 운동을 하다보면 정말 힘든 게 많거든요. 몸도 많이 힘들지만, 그것보다 주전 경쟁이나 부상 같은 것들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그럴 때 예배 모임에 초대해서 함께 말씀 나누고 기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저처럼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내가 의지할 분인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거죠. 

     

    * 대표팀 예배는 누가, 어떻게 인도했나요?

    처음에는 다같이 예배를 드렸는데, 점점 인원이 많아지다 보니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요. 재미로 오는 친구도 있고, 놀러오는 친구도 있고요(^^). 그래서 모임을 반으로 나눠서 한 팀은 대표팀 중에 ‘현숙’이라는 친구가 인도를 하고, 나머지 한 팀은 제가 인도를 했죠. 설교는 주일날 목사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고, 찬양도 정해서 불렀어요. 

     

    * 문 선수가 20세 이하 여자 대표팀의 목사님이나 마찬가지였네요?

    사실, 부모님과 떨어져 힘들게 생활하면서 ‘이렇게까지 꼭 축구를 해야 하나’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었는데요. 이번 월드컵을 치르면서 제가 기도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히고, 기사로도 나오는 것을 보고 느낀 게 많아요. 친구들과도 매 경기 전마다 예배를 드리면서 이기든 지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고 했었는데, 우리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기도하는 크리스천이 많구나’라는 걸 알게 됐을 것 같아요. 바로 이렇게 저를 쓰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축구선수로 만드셨나 싶어요. 앞으로 실업팀에 가면 지금보다 더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겠지만, 그래도 언니들과 함께 교회에 다니고 싶고요. 또, 월드컵이 아니어도 많은 곳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알리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도 갖춰야겠죠. 특히, 이번 아시안 게임 때는 제가 팀의 막내이지만 어린 선수도 믿을만하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요.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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