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 자매. 그녀는 누가 봐도 화려하고 특별한 ‘미스코리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교회에 가면 항상 마주칠 수 있는 ‘교회 언니’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다. 미스코리아라는 이름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특별한 선물이었다고 말하는 그녀. 그녀가 얼마 전에 고심 끝에 3년 동안 열심히 써내려온 자신의 상처와 지난 날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번 달에는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만드시는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는 특별한 그녀를 sena에서 만나보았다.
취재/ 한경진 기자·
사진/ 한치문 기자, 박샤론 자매
이름과 키 빼놓고는 정말 평범했던 아이
어린 시절부터 저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어요. 아버지가 목사님이셨는데, 정말 보잘 것 없는 판자 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셨고,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목회를 위해서 모든 걸 헌신했죠. 항상 ‘목회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서 그런지 저는 어릴 때부터 특별히 눈의 띄지 않고 조용히 묻혀있는 게 편했어요. ‘목회자 자녀는 이래야 한다’라는 주위의 시선이 항상 부담스러웠거든요. 교회 집사님들이 자녀들에게 “샤론 언니 봐라. 얼마나 조신하니”라고 하시거나 학교 친구들이 “넌 목사님 딸 아닌 것 같애”라고 말하면, 그 말이 항상 저에게 가시가 되곤 했어요. 또, 한창 사춘기 때는 할머니 손에 오빠와 저를 맡겨놓고 교회 일만 돌보시는 부모님이 정말 야속하기도 했죠. “그러려면 오빠랑 나는 왜 낳았어”라고 따지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모님을 다 이해할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부모님은 천국에 쌓는 일과 세상에 쌓는 선택의 길에서 하나님 편을 선택하신 거죠. 그리고 그 덕분에 제가 그 은혜를 물려받았구요. 이제는 저도 부모님처럼 사는 게 목표에요.
부엌속의 소녀, 신데렐라를 꿈꾸다
제가 미스코리아에 나가게 된 건, ‘부엌 속의 신데렐라를 찾아라’라는 한 광고포스터를 보게 된 덕분이었어요. 부모님이 계셨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텐데, 마침 부모님이 해외에 가고 안 계셨죠. 그래서 저 혼자 일을 치고 말았어요. 미스 인천 대회에 지원해서 ‘진’에 뽑히게 된 거죠.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극구 저를 말리셨어요. 아무래도 목회자 자녀가 미스코리아에 나간다는 게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만한 일이잖아요. 미인대회라는 이미지도 그렇고, 수영복 심사 같은 것들도 그렇구요. 하지만 결국엔 부모님도 저질러진 일이니 한번 해보라고 허락하셨어요. 아마도 제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뽑히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제가 봐도 저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말 특별한 게 없었어요. 미스코리아 치고는 키가 너무 컸고, 쌍꺼풀도 없고, 몸매가 좋지도 않고, 개인기도 없을 정도로 몸치였거든요. 저는 그저 학교, 집, 교회만 아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고, ‘교회에 오면 늘 있는 언니’일 뿐이었죠.
하나님이 주신 뜻밖의 선물, 미스코리아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 날, 하나님은 정말 생각지도 않은 큰 선물을 주셨어요. 바로 미스코리아 ‘선’이 된 거예요. 그 순간 관객석에 계시던 아빠, 엄마를 봤는데, 아빠가 고개를 숙이고 저를 쳐다보지도 못하시더라구요. 저희 아빠가 ‘트리플 A형’이시거든요.(웃음)
지금도 제가 미스코리아가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당시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미스코리아 왕관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죠. 아마도 하나님께서 이런 선물을 주신 이유는 저처럼 평범한 자매도 하나님이 하시면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심지어 제 친구들 중에는 “네가 미스코리아라니, 정말 기적이다. 하나님이 정말 계시는구나”라면서 교회에 다니게 된 친구들도 있어요. 좋아할 일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저를 통해 부모님에게 기쁨을 주시려고 이렇게 하신 것 같아요. 그동안은 부모님께 평범한 것들로 기쁨을 드렸지만 이 일로 인해 제가 혼자 힘으로 해내는 모습과 더 큰 세상 속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거든요.
미스코리아가 되고 나서 찾아온 우울증
미스코리아가 되고 나서 한동안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어요. 항상 제 외모나 능력에 상관없이 ‘나는 존귀하고 유일한 하나님의 딸이야’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외모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고, 살이 500g 더 찌고 빠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제 자신이 사람들의 기준에 의해서 걸러지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부터 새벽예배를 다니기 시작했죠. 계속 이렇게 우울해 있으면 안 되겠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기도 부탁을 하고, 저도 정말 간절히 기도했어요. 그때 하나님이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얘기해주시는 걸 느꼈고, 그때부터 다시 충만해지기 시작했어요.
Scars into Stars, 상처는 별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목회 일 때문에 바쁘신 부모님, 그리고 목회자 자녀라는 이름표 때문에 항상 무언가에 억눌려 있는 것 같았어요. 나는 지극히 평범하고,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는 생각, 주위의 시선, 그리고 미스코리아가 되고 난 후에 나에게 찾아온 세상 속에서의 경험, 비난의 말들이 저에게는 보이지 않게 상처가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신 게 있어요. 바로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며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을 수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저는 ‘Scars into Stars(상처는 별이 된다)’라는 말을 좋아해요. 하나님은 그동안 제가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게 만들어 주셨죠.
지금은 제가 목회자의 가정에서 태어난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해요. 비록 어린 시절에는 항상 교회와 학교, 집이라는 틀 속에 있는 것 같고, 벗어나고 싶기도 했지만 제가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크게 방황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앙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께 특별히 예쁨 받고 싶은 딸
저는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사회복지 분야를 공부해서 하나님께 쓰임받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구체적으로 어떤 마인드를 주실지 기도하는 과정에 있어요.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쓰임받든지 저는 하나님께 누구보다 특별히 예쁨 받는 자녀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좀 욕심이 많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예쁜 짓을 많이 해야겠죠.
sena로 QT를 하는 청소년 여러분도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 놓여있더라도 항상 하나님을 중심에 두는 신앙을 갖기 바라요. 여러분도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거나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평범한 자신을 보며 상처받지 마세요. 나를 항상 인도하시는 주님이 계시다는 것을 인정하고, 주님을 내 인생의 1번으로 삼으면 저에게 하셨던 것처럼 여러분을 특별히 쓰임받게 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