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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님께 귀찮은 딸이 되고 싶어요”
개그우먼 송은이 | 2008년 01월호
  •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개그우먼 송은이는 정말 웃기다. 야무지게 말 잘하고, 때로는 망가지는 맏언니 같은 모습도 서슴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이다. 그녀는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이야기할 줄 알고, 남을 깎아내리거나 비꼬지 않고도 유쾌한 웃음을 줄줄 안다. 왜냐하면 그녀가 주는 웃음의 목적은 단지 한번 큰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취재/ 한경진 기자, 사진/ 한치문 기자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2003년 봄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어요. 5년 정도 된 거죠. 그 전부터 주변에서 저를 전도하려고 많이 애쓰셨는데,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사실, 저희 집, 특히 어머니가 불교신자세요. 그래서 제가 교회에 가는 것을 싫어하셨고, 저도 특별히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교회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집근처 상가에 있는 작은 교회에 찾아갔어요.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이 하나님의 때가 되서 저를 불러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종교에 대해서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면, 처음 교회 가서 듣는 얘기들도 크게 와닿지 않았을 텐데요?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 적응이 잘 되더라구요. 집근처 상가에 있는 한 교회에 저녁예배를 한번 드려볼까 해서 갔는데, 마침 그 교회는 작은 교회라 저녁예배가 없더라구요. 그 대신 들어갔더니 한 7,8명 정도 되는 분들이 모여서 나눔을 하고 계셨는데, 얼덜 결에 그곳에 껴서 앉아있게 됐어요. 그래서 그냥 그분들 얘기를 조용히 듣고 있었죠. 큰 간증이나 특별한 얘기도 아니고 그냥 믿음 생활은 어떻게 하게 됐고, 지금은 어떻다는 얘기를 주고받고 계셨죠. 그런데 이상하고 신기하게도 갑자기 너무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때 마음에 크게 감동같은 게 밀려왔죠. 

     

    본인도 많이 놀라셨겠어요. 

    네, 정말 신기한 일이었죠. 하나님이 저를 얼마나 기다리셨으면 그렇게 처음 교회에 들어가서 울게 만드셨나 싶어요. 그런데 그 교회를 계속 다니지는 못했어요. 제가 다른 연예인 친구들을 몇몇 전도했는데, 워낙 작은 교회이고 성도가 적다 보니 교회의 설교나 초점들이 많이 저희에게 맞춰지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성도분들께 죄송스럽고 해서 주변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개그우먼 박미선 씨가 다니는 곳으로 교회를 옮겼죠. 

    새로 옮긴 교회에는 김영철 씨를 전도해서 함께 다녔는데, 그러면서 연예인들이 한 두분씩 모이고, 지금은 작지만 연예인 선교팀이 만들어질 정도가 되었죠. 팀에는 박미선 씨, 김영철 씨, 김석훈 씨, 황보 씨 등이 계신데 매주 목요일마다 모여서 성경공부를 하고, 분기별로, 또 틈이 나면 함께 해외 선교나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신앙생활을 하기 전과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요즘엔 무슨 일이 있어도 늘 행복하죠. 물론, 고민이나 걱정이 없어질 순 없지만 그런 것들이 금방 지나가 버려요. 후회할 때나 속상할 때가 간혹 있는데, 그런 마음이 다 치유가 되고, 말할 때나 행동할 때 늘 조심하게 되고 자신을 잘 조정하게 되죠.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느껴본 적이 없는데, 이젠 제가 처한 환경과 하는 일이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마치 하나님께서 저에게 ‘무료 쿠폰’을 주신 것 같아요. 그것도 평생 쓸 수 있을 만큼요. 하나님은 제가 바라는 걸 뭐든 다 들어주시죠.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거부감없이 십일조 생활도 했는데, 제가 하나님께 헌금하는 것만큼 하나님이 배 이상으로 저에게 안겨주기도 하셨고, 주위에 믿음의 친구들을 많이 주셨어요. 그 분들을 통해서 깊은 얘기를 나누면서 성경공부 시간이나 주일날 받은 은혜를 깨먹지 않게 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해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힘들 때나 고민될 때가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암 말기로 투병을 하시는 게 저에게 고난이었죠. 그런데 검사를 하신 의사선생님께서 아버지 상태가 좋아진 걸 보시고 ‘기적같은 일’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보다 놀라운 건 이번 일을 통해서 불교에 열심이셨던 어머니가 조금 마음이 누그러지셨다는 거예요. 아버지가 투병하시는 동안 저는 계속 새벽예배를 다니면서 “이 고난을 통해 부모님 마음이 열리게 해달라”고 기도했거든요. 그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처음엔 완강하게 교회를 거부하셨고, 그것 때문에 싸우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피곤해서 주일날 늦잠을 자면 교회에 가라고 깨우실 정도가 됐죠. 

     

    전도도 많이 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송은이 씨만의 전도법이 있나요?

    사실, 처음에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니가? 웃기지 마”하면서 놀렸어요. 그러면서도 은근이 “나도 한번 가볼까?”하는 분들이 있었죠. 그리고 전도를 하면서 느낀 건, 절대 서두르면 안된다는 거예요. 전도하려는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해야 하죠. 그럴 때 또 하나님이 주시는 무료 쿠폰을 하나 써야죠. 

    그런데 모든 분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전도 원칙이 있어요. 그건 바로 삶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거예요. 예전에 욱하고 까칠했던 제 모습이 변화된 걸 보여주는 것만큼 효과가 있는 전도 방법이 없어요. 어머니의 경우에도, 예전에 저는 집에 들어가면 까칠하고, 혼자 피곤한 척 다 했던 딸이었는데, 이젠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같이 하고, 살갑게 이야기도 주고받고 하니까 달라진 제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열리시더라구요.

     

    이제 은이 씨를 이 길로 인도하신 분이 하나님이신 걸 알게 된 만큼 이 일에 대한 예전과 다른 비전이 생겼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제가 하는 이 일이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일을 하게 하나님이 저를 인도하고 계셨죠. 그러면서 저에게 주신 연예인이라는 영향력을 통해서 사람들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봉사하고,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무엇보다 저는 개그우먼이니까 사람들에게 웃음을 드리되, 한번 웃고 마는 웃음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저에게 사람들을 웃게 하는 재능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니까 이 재능을 통해 웃음이라는 하나님의 큰 선물을 모든 사람이 누리도록 전도하는 마음으로 늘 이 일에 임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새나를 통해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어떻게 보면 새나 친구들 같은 청소년들이 참 부러워요. 저도 하나님을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아는 것이 너무 부럽죠.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가지고 살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무언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의 과정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이 존경하는 그 사람보다 훨씬 존경스러운 사람이 되어있을 거예요. 

     

    취재를 끝내며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송은이 씨는 하나님께 어떤 딸이 되고 싶은가요?” 그랬더니 그 대답이 역시나 그녀다웠다. “귀찮은 딸이요!” 그녀가 비유했듯이 무료쿠폰을 화수분처럼 주시는 하나님께 시시콜콜 이야기 하고, 요구하는 그런 딸이 되고 싶단다. 지금도 어디선가 무료쿠폰을 왕창 받아서 사용하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상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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