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세요?

“안녕하세요?” 우리는 보통 이렇게 인사를 하죠. 그런데 ‘안녕’의 의미가 정확히 뭔지 알고 있나요? ‘안(安)’의 의미는 ‘편안’이란 뜻이고 ‘녕(寧)’의 의미도 ‘편안’입니다. 즉, 상대에게 “편안하세요?”라고 묻는 거죠. 교회에서는 대부분 ‘샬롬’이라고 인사하는데요. 이 역시 ‘편안’의 의미입니다. 인사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편안하기를 원해요. 친구가 행복하고 기뻐서 마음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편안할 땐 감사가 절로 나오죠. 그런데 편안하지 않을 땐 어떨까요? 편안의 반대는 불안이에요. 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불안하죠. 물론 원하는 대로 될지 안 될지 아직 모르는 상태일 때에도 불안해요. 우리가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 것처럼요. 그래서 불안을 근심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모두가 이렇게 편안하기를 원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인간은 살면서 반드시 고난을 만나게 됩니다. 한 번도 아닌 여러 번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면 고난이 적어질 것 같은데 오히려 더 많아지기도 하고, 결국에는 고난 중 최고의 고난인 ‘죽음’을 맞게 됩니다.

고난을 피할 수 없어요

친구가 말했듯, 크리스천인 우리는 특히 기도에 응답을 받을 때 정말 기쁨이 커요. 성경을 보면 기다리던 자녀를 응답으로 받은 아브라함이나 한나의 경우가 그랬을 거예요. 몇 가지 예를 더 생각해 볼까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탈출해서 고된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 정말 행복했겠죠. 그리고 다윗이 사울의 추격에서 벗어나 왕이 되었을 때,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발견했을 때,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이 치유 받고 회복되었을 때, 바울이 자기가 핍박하던 예수님이 진정한 구원자이심을 알았을 때 정말 기뻤을 거예요. 

　​그런데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기쁜 일들은 거의 모두가 고난 이후에 온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아이를 갖지 못했던 고난, 광야에서 떠돌던 고난, 몸이 아팠던 고난, 방황하고 힘들었던 고난 등이요. 바울도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 예수님을 만나고 전도여행을 하며 여러 핍박에 시달렸는데요. 그 핍박을 통해 예수님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쁨 때문에, 자신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한다고 말했어요. (롬 5:3-5)

　​결론적으로 인생에서 고난을 경험하는 것은 필연이에요. 꼭 만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하나님께서 이 땅을 창조하셨을 때는 세상이 완벽했어요. 친구가 말한 슬픔, 힘든 일, 절망 같은 어려움이 없었죠. 그러니 당연히 원망도 없었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땅에 죄가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망가졌어요. 수치, 두려움, 절망이 생겼고, 자녀를 낳을 때 엄청난 출산의 고통을 겪게 되었고, 삶을 살아가면서 힘들게 노동을 해야만 생을 유지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원한 생명이 사라졌죠. 인간은 유한한 존재가 되어버렸고,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음을 맞게 됐어요. 결국, 누구나 살면서 고난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고난 끝에 있는 것

다시 성경 이야기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한나는 자녀가 없는 슬픔 때문에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했어요. 그리고 아들을 얻었죠.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편안하게 살던 때는 기도하지 않았지만, 점차 이집트에서 민족 차별과 강제 노역의 고난을 당하자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결국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하셔서 구해주셨고, 홍해가 갈라지는 놀라운 기적도 경험하게 하셨죠. 그러니 그들에게 광야 40년은 고난 그 자체였지만, 동시에 전적으로 하나님의 인도를 경험하는 축복의 시간이기도 했던 거예요. 여리고의 시각 장애인 바디매오는 고통스러운 현실 때문에 예수님께 부르짖었어요. 그리고 회복과 치유의 기쁨을 누렸죠. 또 고난을 통해 예수님을 더욱 깊이 만난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히는 고난을 당했을 때 이렇게 편지를 적어 보냈어요. “내가 당한 고난으로 복음의 진보를 가져온 사실을 여러분이 알기 원합니다.” (빌 1:12)

　​성경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친구의 고민에 조금이나마 답이 되기를 바라요. 우리는 고난을 당할 때나 평안할 때나 하나님 안에 있어요. 하지만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부를 때, 그동안 몰랐던 그분을 더 깊이 알게 되고 성숙하게 된답니다. 고난이 반가운 일은 아니겠지만, 고난 중에도 하나님의 뜻을 더 깊이 깨닫고 이를 통해 신앙이 성장하는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노희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