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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경이 만화를 만났을 때, GOD+TOON
CGN GODTOON (갓툰) 제작진 | 2024년 04월호
  • ▲ 왼쪽부터 예지작가, 준철작가, 하람PD

     

     

    성경은 어렵다. 만화는 재밌다. 그렇다면, 어려운 성경을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면 조금은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든 사람들이 있다. 기독교 방송국인 CGNTV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채널 ‘CGN GODTOON’이 바로 그 도전이다. 3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초딩’이라는 태그를 단 어린이 콘텐츠였지만, 지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즐겨 찾고 기다리는 콘텐츠가 된 GODTOON, 과연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일까?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 

     

     

    놀랍게도 ‘GODTOON’은 전문 기획자와 웹툰 작가가 달라붙어 야심차게 기획한 결과물이 아니었다. 3년 전, 기독교 방송국 CGNTV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고민하다 ‘대세는 만화다’라는 생각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제작진을 불러 한번 해 보자며 던진 미션이었다. 다음세대 콘텐츠에는 사명감이 있었지만 만화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김하람 PD는 그때부터 눈을 부릅뜨고 회사를 스캔한 끝에 한 사람을 찾아냈다. 무려 애니메이션 전공자인 한준철 작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지만 그림 그리는 직업을 갖기 어려워 다른 일을 하던 그는 바로 이 일을 위해 준비된 사람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림 작업과 함께 야근도 준비되어 있었다고. 한 컷에 몇 십장, 한 회당 7~800장이 넘는 그림을 초창기에 오롯이 혼자 그려내야 했으니...) 이어서 스토리 작가도 찾아냈다. 평소에 만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합류된 정예지 작가. 이렇게 세 명으로 꾸려진 초창기 GODTOON 팀은 만화책, 만화채널을 닥치는 대로 찾아보고, 애니메이션 회사에 견학도 하면서 맨땅에서 팀을 꾸려갔다. 감사하게도 방송국 사역에 언제나 흔쾌히 동참해 주시는 배우 장광 님과 여러 성우님들도 GODTOON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첫 작품인 ‘풀무불에 던져진 세 친구’가 탄생했다. 

     예상보다 고된 작업 과정 때문에 가끔은 약속된 연재 날짜를 어겨 죄송하다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한 편 한 편 꾸준히 쌓아 올린 GODTOON은 3년 만에 13,000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스천 대표 애니메이션 채널이 되었다. 물론 잘나가는 일반 채널들과 비교할 순 없어도 작품을 올리면 조회수가 두 자리에 불과했던 초창기 시절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감사이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팀원도 많아졌다. 3명의 PD, 6명의 그림 작가, 2명의 스토리작가까지. 11명으로 3배 이상 부흥(?)되었어도 여전히 밤낮이 바뀐 생활을 계속하고 있지만, 마치 동아리 모임하듯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함께 공부하면서, 또 웃고 떠들다 뚝딱 나온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도 하면서 GODTOON 팀은 오늘도 열일 중이다. ​ 

     

     

    애니메이션 미션을 처음 받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무척 난감하셨겠는데요? 

    하람PD  

    이걸 왜 나한테? 어떡하지? 하는 심정이었어요. 가끔 웹툰을 보기는 했지만 만화 채널을 찾아보거나 할 정도로 만화에 관심 있지는 않았거든요. 그냥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비전이 있었을 뿐이에요. 그렇지만 미션이 주어졌으니 그때부터 만화를 닥치는 대로 보기 시작했죠. 

    준철작가  

    저는 반대로 어릴 때부터 만화,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림이 살아서 움직이는 게 어린 마음에 참 신기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어릴 때에는 즐길 만한 어린이 콘텐츠가 만화 말고는 거의 없던 시절이어서인지 성경도 만화로 보는 등 기독교 문화도 거의 만화를 통해서 접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를 꿈꿨는데, 하나님께서 생각지도 못하게 GODTOON을 통해서 그 꿈을 이루게 해 주셨죠.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작업양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인가요? 

    예지작가  

    5분도 안 되는 짧은 한 편을 제작하는 데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가 걸려요. 한 컷을 표현하려면 움직이는 동작과 표정의 모든 중간 과정을 한 장 한 장 다 그려야 하니까, 한 편을 만들려면 거의 7~800장의 그림을 그려야 하거든요. 만약 동작이나 장면이 많으면 그림의 수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 거죠. 그런데 그림을 그리기 전 단계도 사실 쉽지 않아요. 초기 대본을 만들면 수정에 수정을 거치고, 여러 번의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방향을 잡아 나가요. 그러고 나서 한번 읽어보는 리딩 작업을 거치면서 또 보완을 하죠. 그렇게 나온 대본을 성우 분들의 목소리로 녹음을 하면, PD가 그것을 메시지와 웃음포인트가 잘 드러나도록 잘라내고 덧붙이면서 편집을 해요. 그것을 가지고 그림 작가와 스토리 작가가 함께 콘티 회의를 하고, 회의한 내용을 토대로 그림 작가가 그리기 시작하는 거죠. 그런 후에 각각의 그림과 영상과 음성을 마치 레고처럼 조립하는 단계를 거치면 최종 영상이 만들어져요. 

     

    엄청난 과정이네요. 대본을 수정하는 작업이 가장 오래 걸린다고 하셨는데,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하람PD  

    아무래도 성경 만화는 진지하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시대를 넘나드는 설정이나 말투, 표현 등으로 재미 요소를 가미해서 구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무조건 재미에 치중하다 보면 중심을 잃을 수 있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늘 많이 고민하게 돼요.

    예지작가  

    저희가 다음세대를 위해서 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어른들이 만들다 보니 어른 감성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회의할 때에도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아이들이 따라하면 안 될 내용은 없는지, 메시지를 넘어서 너무 과하게 유머코드를 넣은 것은 아닌지, 유행하는 것이지만 좋지 않은 표현은 없는지 등을 자체 회의를 통해서 많이 고민하죠.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 과정을 매달 버틸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준철작가  

    사실, 작업 과정이 길고 양도 많아서 야근을 많이 하기도 해요. 오죽하면 하도 밤낮이 바뀌어서 미국 시차로 살고 있을 정도이고요. 그래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를 통해서 하나님을 알리고, 다음 세대가 복음을 쉽게 이해하게 될 거라는 사명 의식 때문이죠. 

    하람PD  

    저희가 영상을 채널에 올리고 나면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기다렸어요, ’고생 많으셨어요. ‘너무 힘이 돼요’ 하는 내용을 보면 ‘그래,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 는 마음이 들어요. 기다리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죠. 

     

    GODTOON이 시작한 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어떤 작업들에 도전해보고 싶은가요?

    하람PD  

    지금 올리는 영상들은 아무리 길어도 10분이 넘지 않는 것들인데요. 언젠가 30분 내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영화처럼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겠지만 꼭 복음을 담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보고 싶어요. 

    예지작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퀄리티를 높인 장편 시리즈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언젠가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보게 되네요. 

    준철작가  

    저는 그림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해 봤어요. 수묵화처럼 동양적인 느낌의 애니메이션도 제작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GODTOON에서 보여드리지 않은 스타일이라 구독자 분들도 신선하게 느끼실 것 같아요. 


    다른 소재가 아닌, 성경 말씀과 복음을 가지고 만드는 이야기들이라 남다른 마음으로 임하고 계실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GODTOON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하나님, 혹은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지작가  

    성경의 핵심은 ‘하나님의 사랑’이잖아요.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우리 인간을 향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조금 더 쉽고 친근하게 알려주는 것이 GODTOON을 통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에요. 실제로 저희 영상에 어떤 분이 댓글로 ‘안 믿는데 되게 재밌게 잘 보고 있다’는 글을 남겨 주셨어요. 가끔 비슷한 댓글을 남기는 분들이 보이는데, 그럴 때마다 ‘잘 하고 있구나’하고 뿌듯해지곤 해요. 

    하람PD  

    저는 GODTOON을 통해서 성경을 조금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전하고 싶어요. 또 저 역시 마찬가지로 저희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서 믿지 않는 친구들도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통로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준철작가  

    성경을 딱딱하고 지루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어릴 때 만화로 성경 이야기를 보고 하나님을 알게 되었던 것처럼, 저희 구독자들도 GODTOON을 통해서 성경과 예수님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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