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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무리 생각해도 난 주를~♬
가수 김영우 | 2022년 04월호
  • 지금은 사라졌지만 기자의 최애 예능은 지금까지도 <무한도전>이다. 매년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 시리즈는 프로그램의 꽃이었는데 그중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유독 눈에 띄는 팀이 있었다. 다른 팀들이 워낙 희귀(?)해서 더 그랬는지 모르지만 정준하 님의 콧소리를 천상의 하모니로 만들어 준 엄청난 디렉팅에 감탄한 것이다. 남성 3인조 명품 보컬그룹 ‘스윗소로우’의 이야기다. 팀에서 화려한 입담을 맡은, 유일한 크리스천이자 착한 교회오빠 아니 교회삼촌 김영우 씨를 만났다.

     

    취재│김용미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스윗소로우(Sweet Sorrow) 김영우

    그는 2005년 데뷔해 각종 음악 경연 대회를 휩쓸고 다녔던 3인조 명품 보컬그룹 ‘스윗소로우(Sweet Sorrow)’의 멤버다. 그의 인생에서 ‘스윗소로우’를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건, 단순히 사회에서 만나 결성된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라 절친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그룹이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합창동아리에서 만나 현재 26년째 우정을 이어오며 활동하다보니 그 끈끈함과 애틋함이야 말해 뭐할까? 그는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음원을 내며 올해로 가수 27년 차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방송 CGNTV 찬양 프로그램 <스윗사운즈>의 진행자로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부모님의 아들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두 아이의 아빠로서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그 누구보다 기쁘게, 누구보다 정도(程度)있게 살아가고 있다. 

     

     

    교회오빠 이미지가 있어서 설마 했는데 목회자 자녀라고 들었어요. 목회자 자녀로서 어떤 어린 시절을 보내셨나요?  

    목사님 아들이다 보니 교회 모든 분들이 굉장히 예뻐해 주셨고,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제 일거수일투족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투명하게 공개되곤 하니까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시험을 보고 나면 “영우 너, 시험 잘 봤다며?” 하고, 여자 친구랑 동네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너 그때 같이 있던 친구 누구야?” 하고 사람들 입에 제 이야기가 오르내렸죠. 아버지가 목사님이라는 이유로 부담스러울 정도의 관심을 받다보니 제 프라이버시는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어릴 때는 그렇게 관심 받는 게 싫었는데, 커서 누구보다 관심을 많이 받는 연예인이 된 거잖아요. 그때 내성이 생겨서인지 가수가 된 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크게 힘들지는 않더라고요.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경우에 신앙적으로 사춘기를 겪곤 하던데, 그렇진 않으셨나요?

    보통 모태신앙들이 반항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자기 나름의 반항(?)이라고 하기는 하는데 일탈 수준까지는 못 가더라고요. 저의 청소년기도 그랬던 거 같아요. 교회라는 정해진 틀 속에서 항상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바르게, 착하게’만 행동해야 했고, 자유가 없이 지내다 보니 답답하고 숨이 막혔어요. ‘이거 빠뜨리면 안 돼’, ‘주일 성수 안 하면 큰일 나’ 하면서 인격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율법적인 하나님으로 만나는 순간들이 많았던 거죠. 그래서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게다가 청소년기 때는 한창 자아가 커지면서 좀 삐딱하게 바라보게 되는 시기잖아요. 그렇다보니 평소에 신앙의 롤모델로 삼고 있던 분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 되면서 삶과 신앙 사이의 괴리감을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기에는 방에 틀어박혀서 고민도 많이 하곤 했었죠. 

     

    대학생이 되면서는 조금 다른 생활이 펼쳐졌나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부모님이라는 틀 안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고, 목표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것이 거의 전부였는데, 대학을 서울로 가게 되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제 고향이 부산인데요, 부산에서 줄곧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이제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에서 혼자 지내다보니까 아무도 옆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PC방에서 밤을 새워 게임을 해도, 친구들이랑 밤 새워 놀아도 말이죠. 어릴 때는 모든 것을 검열(?) 당했는데, 대학에 오면서 그동안 그토록 꿈꿔왔던 자유를 만끽하게 된 거죠.

     

    그런 자유로움이 ‘스윗소로우’로 결실을 맺게 된 거네요. 그런데 어떻게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되신 건가요? 원래 가수가 꿈이셨나요?

    목표를 위해서만 살다가 대학이라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되니, ‘이제 뭘 해야 하지?’, ‘뭐가 제일 재미있지?’ 하는 고민이 시작됐어요. 그런데 목회자 가정에서 어릴 때부터 수많은 찬양을 접해왔고, 또 피아노를 전공하는 누나 덕분에 음악이 친숙하다보니 자연스레 합창단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죠. 거기서 피아노 치고 노래하면서 음악의 맛을 알게 됐어요. 솔직히 맨 처음에는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박수 받고 환호 받는 게 좋아서 가수가 될 마음을 먹게 된 것 같아요. 요즘 말로 하면 관종이랄까요?(웃음) 암튼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음악에 빠져서, 합창 동아리 안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 그룹을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가수 데뷔를 하게 되었어요. 그게 지금의 ‘스윗소로우’예요.

     

    노래를 워낙 잘하셔서 음악 관련 전공을 하신 줄 알았는데 아니셨군요.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어릴 때는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서 좋은 대학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또 실제로 노력해서 원하는 대학의 영문과를 들어갔어요. 그런데 뜬금없이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수를 한다고 하니까 부모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속이 터졌겠어요. 다른 직업도 아니고 가수라는 직업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예측불허의 길이잖아요. 그래서 부모님이 제 주변 사람들까지 동원해서 그만 두라고 은근한 압력을 넣으시기도 했었는데요. 지금 잘 되었으니까 이렇게 담담히 이야기할 수 있지만, 사실 당시에는 진짜 힘들었어요. ‘스윗소로우’로 데뷔하기까지 거의 10년을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보냈었거든요.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하나님 안에서 어떤 근거 없는 자신감 같은 게 있었고, 또 하나는 함께 했던 멤버들에 대한 신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벌써 데뷔 27년 차 가수이신데, 그동안 크리스천으로서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느끼신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원리가 거의 그렇지만, 그걸 압축적이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 연예계인 것 같아요. 연예계는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기보다 그저 어떤 상품으로 취급하기 쉬운 곳이에요. 그 상품이 인기가 있을 때는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지만, 인기가 떨어지면 이제 곧바로 다른 것으로 교체하죠. 특히 가수는 그런 ‘Up and Down’이 심한 직업이에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고, 각종 음원 차트 순위 1위를 달리고, 검색어 1위에 오르면 그동안의 모든 고생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한 행복감과 뿌듯함이 밀려오지만, 그게 영원하진 않거든요. 높이 올라간 만큼 또 언제 내려갈지 모를 일이고, 그 순간을 예상하기란 더더욱 어려우니까요. 저도 그런 여러 과정들을 겪으면서 ‘아,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구나’, ‘하나님께만 소망이 있구나’ 깨닫고 오히려 하나님을 더 찾게 되었던 거 같아요.

     

    유혹이 많은 연예계에서 하나님과 멀어지지 않기 위해 신앙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하루를 무엇으로 시작하는지가 그 하루를 결정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저는 요즘 새벽기도를 하고 있는데요. 하루의 시작을 기도로 열면서 ‘제 하루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하는 다짐의 시간이기도 하고, ‘이렇게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실수의 양도 조금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해요.

     

    하나님 앞에 가수로서,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나요?

    예전에는 제가 부르는 노래로 사람들이 힘을 얻고 살아나기도 하는 걸 보면서 ‘1등을 해서 하나님께 더 큰 영광 올려드려야지’ 하고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곤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것보다 ‘하나님께서 내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사용하실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요. 사실 인생의 목표는 언제든,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라 하나님께 맡기는 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내가 하나님 앞에서 어떠한 태도로 살아가야 할까?’ 하는 것은 제 스스로 정해야 할 부분이죠. 저는 하나님 안에서 무언가 목표를 이루는 삶보다는 그저 ‘멋진 크리스천’으로서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태도로 살아간다면 ‘스윗소로우’라는 팀의 멤버로서, 찬양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교수로서,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맡겨진 일들을 하나님 뜻대로 잘 해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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