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겨울을 지나 찬란한 애도의 봄으로!

prologue 2025년 05월호 상실의 겨울을 지나 찬란한 애도의 봄으로! 글 서진아

그야말로 계절은 세상 모든 것이 눈부시게 빛나는 봄이건만, 어쩌자고 이 계절에 굳이 ‘애도’를 꺼내 들었을까요? 해마다 5월이면 푸르름과 찬란함, 가족의 탄생과 끈끈한 사랑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위로받고, 그러면서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해 왔습니다만, 떠나간 가족을 오롯이 추억하는 일에는 무감각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은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 슬픔의 감정을 꺼내어 한곳에 털어 놓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나 그 이별이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면, 감히 짐작도 못할 만큼 거센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말겠지요. 어제까지 함께 웃고, 말하고, 따뜻한 온기를 나눴던 사람이 오늘 곁에서 사라진다는 건, 세상의 색이 갑자기 지워지는 것과도 같을까요?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그 슬픔의 조각들, 애도의 순간들을 「빛과소금」 5월호에 모아 봅니다. 모아진 조각들을 추리다 보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애도란 단순히 슬픔에 잠기는 시간이 아님을. 그것은 떠나간 이를 가슴으로 불러내고, 그와 나눴던 사랑의 무게를 다시 느끼는 시간임을. 

 

눈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마음껏 애도하길 바랍니다. 애도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 걸어가는 길이며,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씩 회복되고, 다시 세상과 연결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존재는 잃었지만, 그로 인해 더 많이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더 단단해졌으며, 더 깊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그리움을 품은 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성숙입니다. “슬퍼하는 자는 정말 복이 있을까요?” 슬픔을 부정하지 않고, 종결하지도 않고 그 안에 잠겨드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특별한 위로를 전하시리라 믿습니다.​ 

prologue의 다른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