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레코드점에서 BMK의 음악을 우연찮게 듣고 좋아서 바로 CD를 샀던 적이 있다. 기자는 그때 그 음악을 듣고 ‘아 이 사람 곧 뜨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점점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고정팬들을 가지고 있는 실력 있는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 5월의 만나고 싶었었어요에서 BMK를 만나보자.
취재 김형민/사진 안유선 기자/장소협찬 : 제즈 빌
인연
사람이 만나게 되려면 어떤 인연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는데, 사실인가 보다. 처남의 아내가 내 차를 탔는데 차 뒤에 있던 BMK의 CD 재킷을 본 것이다. 그러더니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고모부! 저 이분 알아요. 이분 곡을 작곡, 작사해 준 부부가 제 친한 친구예요.” 그 줄로 인해서 BMK의 전화번호를 딸 수 있었다. 그것도 매니저의 전화번호가 아닌 그녀의 핸드폰번호를.
믿는다
본래 음악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BMK를 빨리 만나고 싶었다. 게다가 BMK가 크리스천이라니 더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모태신앙이다. 하지만 워낙 바쁘기도 했고,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영적인 대화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분명한 것 같았다.
자유
그녀의 성격은 자유분방한 듯했다. 생각과 삶 속에서의 자유를 추구했다. 그녀는 그것을 ‘막 살고 싶었다’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그녀의 삶 가운데 방종은 없었다. 늘 하나님을 생각하려 했고, 주위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해, 또는 자신이 원치도 않으면서 적당히 타협하고 살려는 삶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것이 바로 그녀가 추구하는 자유이다.
BMK
BMK는 Big Mama King의 약자다. 잘 모르는 분들은 Big Mama라고 하는 여성 그룹이 곧 그녀인 줄 알고 있지만, BMK와 Big Mama는 관계가 없다. 그저 그녀가 먼저 자신의 이름을 본명인 김현정이라고 하기보다, 음악의 스타일로 보나, 외모의 이미지로 보나 Big Mama King이 어울린다 싶어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다만 이 두 가수의 공통점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음악의 실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간다는 점이다.
당당함
요즈음 하도 예쁘고 잘 생기고 늘씬늘씬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좀 못생기고 몸에 살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본다. 그래서 노골적으로 물어보았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콤플렉스 같은 것은 없냐고. 하지만 인터뷰 내내 당당한 모습으로 기자를 주시하고 있던 그녀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과 영혼을 사랑하노라고.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도 열등감을 느끼는데 대한민국에서, 예쁜 사람들만 다 모인다는 연예계에서 자신의 외모에 대해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녀의 노래에는 자신에 대한 당당함이 들어 있었다. 힘차고 밝고, 씩씩하게.
부모님
똑똑하고 건강하게 특히 내면세계가 건강한 사람들을 보면 그 뒤에는 꼭 건강한 방식의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님들이 있었다. BMK도 역시 그랬다. 그녀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선생님이시다. 어려서부터 많은 음악들을 들려주셨단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아침에 눈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음악을 달고 살았다. 그녀의 부모님은 늘 그녀를 지지했고, 믿어 주었다. 부모님은 그녀가 하고 싶어 하고,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도록 동의해 주었다. 유아교육과를 나온 그녀가 가수를 하는 데 반대하지 않았고,자신들의 목적을 그녀에게 강요하지도 않았다.
열정
그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인터뷰를 하던 중간에도 음악이 나오자, 음악의 선율에 빠져 잠깐 질문의 내용을 듣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저에게 있어서 음악이란 모든 것이죠. 마르지 않는 샘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이 흘러 넘쳐요. 다른 것은 몰라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니까요” 그것을 성경적에서는 은사라고 말한다. 그녀는 분명 음악의 은사를 하나님께로부터 받았고, 그 은사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축복된 사람이었다.
감동
인터뷰를 마치고 신촌의 작은 소극장에서 모 방송의 공개방송 녹화 중인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에 새로 나온 음반인 ‘Soul food’에 수록되어 있는 ‘꽃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노래를 첫 곡으로 불렀다. 바빠서 라이브 공연장에 가 본 적이 언제였던가. 작은 공연장이라서 그런지 노래하는 그녀를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었고, 온몸으로 노래하는 그녀에게서 짜릿한 감동을 느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이 노래는 너무 슬퍼서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나요.” 그녀의 노래는 그 어떤 말이나, 연기보다 호소력 있었다.
세상을 향해
BMK가 추구하는 음악은 Soul이라고 하는 장르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 음반의 타이틀도 ‘Soul Food"이다. 영혼의 양식이라고나 할까. 그녀는 자신에게 주신 음악의 은사를 장차 하나님을 위해서 사용하기를 원한다. 이미 지금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또 그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겠노라고.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녀의 음악은 세상을 향해 무언가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은사를 찾는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가장 순수한 상태에서 자신이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사람이 은사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도 만족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다. 부디 기사를 읽는 분들도 자신의 은사를 찾고 마음껏 발휘하며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