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ery CEO, 브랜드 디렉터

(www.mosery.com)

마지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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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렉터’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여러분은 혹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그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된 계기와 장소, 혹은 매체는 무엇이었나요? 어떤 점 때문에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었나요? 혹시 다른 친구들에게 그 브랜드를 소개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소개했나요?’ 제가 드린 이 질문들 안에 ‘브랜드 디렉터’의 역할이 모두 담겨 있어요. 브랜드 디렉터는 우리 브랜드만이 가진 개성과 가치를 설정하고, 그것을 일관된 콘셉트에 담아 소비자들이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역할을 해요. SNS, 모바일 사이트, 제품 패키지, 오프라인 매장, 사용 매뉴얼 등은 물론이고 고객센터 하나까지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는 모든 곳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개성과 매력을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설계하고, 조율하는 총괄 책임자이죠.  

현재 ‘mosery(모서리)’라는 브랜드를 디렉팅하고 계신데요. ‘mosery’에는 어떤 개성과 가치가 담겨져 있나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어디에나 모서리가 있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서리에 관심을 갖거나 주목하지 않죠. 그래서 잘 활용되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던 그 공간에 예상치 못했던 기능과 아름다움, 그리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저희 브랜드만의 개성으로 삼았어요. 그러니까 브랜드 ‘mosery’는 소외받던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브랜드라 할 수 있겠네요. 

모서리를 활용한 제품이라니, 정말 창의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첫 제품이 ‘모서리 십자가’더라고요. 어떻게 시작된 아이디어인가요?

사실 mosery의 시작과 아이디어를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에요. mosery 이전에 ‘BOUD(바우드)’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제품디자이너인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었는데, 디자인 분야에서 여러 번 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으면서 자리 잡아 가던 중에 갑자기 경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대출까지 받아서 직원들의 밀린 월급을 겨우 조금씩 줬는데, 그마저도 다 막히니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무서울 정도였죠. 붙들 것은 하나님밖에 없었어요. 너무 힘드니까 아침저녁으로 “살려주세요”라는 기도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당시에 남편이 사무실의 한 방에서 아침마다 30분씩 기도를 했는데요. 그 방에 기도실처럼 십자가를 붙여놓고 싶다며 제품을 찾다가, 공간에 맞는 제품이 없어서 3D 프린터로 직접 만들었던 것이 이 모서리 십자가예요. 그런데 오가며 십자가를 보신 분들이 제품으로 만들기를 여러 번 제안하셨죠. 그래서 기도로 묻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기적처럼 금형(제품을 찍어낼 금속 틀) 만들어주실 분이 갑자기 나타나고, 딱 필요한 만큼의 자본을 투자해주실 분이 나타나고…. 마치 테트리스처럼 모든 과정이 하나씩 조합되어서 2023년에 이 제품이 탄생하게 됐어요. 정말 저희 의도나 계획,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었죠. 하나님께서 다 하신 일이에요. 

시작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나님께서 길을 하나씩 열어주셨군요. 그런데 크리스천 제품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고민은 없으셨나요?

모태신앙인 저조차 한 번도 십자가를 직접 구매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이 제품을 알아봐 줄까, 구매하긴 할까 하는 걱정을 했죠. 시작했다가 또 다시 실패할까 무섭기도 했고요. 그런데 기도하던 중에 세 번이나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와 ‘이사야’ 말씀으로 저에게 “두려워하지 마.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내가 책임진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결단하고 mosery의 대표이자 브랜드 디렉터를 맡게 되었는데요. 놀랍게도 하나님은 론칭 이후부터 지금까지 모서리 십자가를 mosery의 시그니처 제품이자 상징으로 삼아주셨어요. 생각해보면, 모서리야말로 가장자리로 오신 예수님의 희생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 아닐 수 없고, 그곳에 십자가가 놓여있는 것만큼 의미 있는 것이 없겠더라고요. 역시 우리 창조주 하나님만큼 탁월한 기획자이자 디자이너이자 디렉터는 없어요. 그러니 저는 그저 하루하루 기도하면서 그분이 주시는 생각, 열어 가시는 길을 따라갈 뿐인 거죠. 

mosery의 브랜드 디렉터로서 감격과 간증의 순간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11월 3일은 mosery가 딱 2년이 되는 날이에요. 이제 3살도 안 된 브랜드인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죠. 외국의 유명 디자인 스토어와 미술관을 비롯해서 국내 유명 디자인샵에 저희 제품이 입점되고, 예상도 못했던 다양한 콜라보도 진행하면서요. 그중에 지난 10월에 동대문 DDP에서 열린 ‘디자인 페어’에 참여한 것이 정말 의미 있었어요. mosery 이름으로 나간 첫 공식 디자인 페어였죠. 정말 많은 분이 부스에 방문하셨는데요. mosery를 이미 아시는 분을 비롯해서 저희 철학에 공감하시는 분들을 만나는 가슴 벅찬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행사 후에 후기 사진들을 찾아보면서 정말 뭉클해졌어요. 저는 늘 ‘디자인이란 창조주 하나님의 DNA를 가장 잘 표현하는 언어’라고 생각해 왔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런 공식적인 디자인 페어나 축제에서 ‘십자가’가 중심에 놓인 장면은 본 적이 없죠. 그런데 저희 부스의 위치 덕분에, 대부분의 사진마다 행사장 전면 가장 높은 위치에 저희 십자가가 또렷하게 자리하고 있는 거예요. 어쩌면, 이 디자인 씬 한 가운데서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제대로 드러낸 첫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것이 바로 ‘mosery’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죠. 

앞으로의 mosery가 기대되네요. 어떤 개성 있는 기획과 제품들을 구상 중이신가요? 

십자가 이후에 기획한 mosery의 첫 번째 콜렉션은 시계(a day), 캘린더(one year), 십자가(Eternity)로 구성된 ‘Time’ 시리즈예요. 태초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 천지, 즉 ‘시간’과 ‘공간’을 가장 먼저 만드셨잖아요(창 1:1). 그래서 삶의 기본적인 요소인 ‘시간’과 관련된 제품들에 복음의 가치를 담고자 모든 제품마다 성경적인 메시지를 담은 카드엽서를 함께 넣어두었어요. 예를 들면, 시계에 달린 엽서에는 ‘Kairos over Chronos’라는 문구를 넣었는데, 물리적인 시간(Chronos)을 넘어, 하나님께서 찾아오시는 은혜의 때(Kairos)에 대한 믿음을 표현한 거예요. 이 첫 번째 콜렉션에 이어 곧 출시될 두 번째 콜렉션은 ‘Light(조명)’ 시리즈가 될 예정인데요. 하나님께서 시간과 공간을 만드신 후에 바로 “빛이 있으라” 하신 것에서 착안했죠. 이 외에도 앞으로 mosery는 성경의 주요 메시지를 일상의 제품 속에 연결해내는 작업을 계속할 거예요. 예수님을 아직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mosery의 제품과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따뜻하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기획하고 있답니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김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