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바이블’, ‘제때’, ‘QT공동체’ 등 다수 앱 개발

김유환 대표​ 

대표님을 ‘앱 개발자’로 알고 있는데, 더 정확히는 ‘1인 개발자’시라고요? 일반적인 개발자와는 어떤 면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하나의 앱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전문가가 필요한데요. 기획자들이 좋은 모델과 서비스를 기획하면, 앱 개발자들은 그것을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되도록 프로그래밍 하고, 디자이너는 개발한 프로그램이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디자인해요. 그러니까 ‘앱 개발자’는 기획이 현실화 되도록 기술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사람들인 거죠. 그런데 요즘에는 모든 과정을 혼자 감당하는 ‘1인 개발자’가 많아지고 있어요. 1인 개발자는 앱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획, 개발, 디자인, 그리고 앱이 만들어진 후 발견되는 오류를 수정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모든 단계를 주도적으로 혼자 하는 사람을 말하죠. 저 역시 처음에는 기업에 소속되어서 앱 개발자로 일했다가 회사를 창업했었고, 최근에는 1인 개발자로 홀로서기를 했어요.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시다가 모든 과정을 다 하게 되셨는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요즘은 AI가 발달하고, 디자인적인 면에서 좋은 소스와 툴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개발자도 기획력과 감각이 있다면 얼마든지 혼자 가능한 환경이기는 해요. 하지만 기획과 제작은 물론 마케팅까지 혼자 해내야 하니 그만큼의 책임감과 압박이 있죠. 여럿이 일할 때에는 결과가 잘 안 나오거나 방향이 맞는지 의문일 때 함께 고민하며 풀어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고민하고 결론 내야 하니 가끔은 ‘편하게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요. 그래도 제 가치나 의도와 달리 주어진 일만 하던 때를 생각하면, 주도권을 가지고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게 된 지금이 훨씬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님은 어떻게 앱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저의 원래 꿈은 교수가 되는 것이어서, 카이스트에서 컴퓨터 분야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학문적인 토대를 다져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공부하면 할수록 연구와 이론들이 사람들의 실제 삶과는 동떨어져 있고, 일상에 적용되기까지 기약 없는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후배가 자신이 기획한 모바일 앱으로 창업을 제안해서 함께하게 됐죠. 아침에 잠에서 깨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알람 앱’이었는데요. 시간이 되면 울리는 일반적인 알람과는 달랐어요. 예를 들어 화장실 사진을 미리 찍어놓았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그 사진을 똑같이 찍기 전까지는 알람이 꺼지지 않는 식이에요. 정말 몸을 일으켜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저희끼리는 ‘악마의 알람’이라고 불렀는데, 실제 사용자 분들이 ‘덕분에 오늘도 회사에 잘 갔습니다’, ‘이 앱이 제 삶을 구했어요’ 하고 피드백을 해 주시는 걸 보고 그때 제 안에 큰 동기부여가 생겼어요. ‘누군가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요. 

그렇게 이 분야에 뛰어드셨군요. 그동안 만드신 작업물을 조금 소개해 주세요. 

가장 처음에 만든 것이 ‘알람 앱’인데, 현재 하루에 200만 명 정도가 쓰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알람 앱이 되었어요. 저는 지금 나왔지만, 회사의 규모가 엄청 커졌죠. 그 후에는 ‘토스’라는 기업을 거쳐서, 직접 창업도 했어요. 그때 만든 것이 ‘데일리 바이블’이라는 성경 앱인데요. 사실 제작 당시에 신앙적으로 깊은 상태는 아니었고, 단지 당시의 성경 앱들이 너무 단순해 보여서 기능적인 면을 많이 보완해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미국에서 출시 6개월 만에 엄청난 매출을 달성했죠. 그 외에도 자신의 인생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앱, 다이어트 루틴을 돕는 ‘제때 앱’ 등 성공하고 실패한 여러 작업물들이 있어요.

최근에는 ‘QT 공동체’라는 앱을 만드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셨나요? 

‘데일리 바이블’ 앱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저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좋은 교회 공동체를 만나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죠. 정말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고서는 이렇게까지 할 수 없다’ 싶은 분들이에요. 그분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말씀도 듣고, 묵상도 하면서 제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했죠. ‘교회’라는 게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따르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체험하면서, 그분들과 더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결국 공동체 나눔을 위한 앱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 거예요. 공동체 사람들을 초대해서 각자의 묵상을 기록하고, 함께 공유하고, 묵상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도들을 보며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앱인데요. 다른 많은 교회 공동체에도 이 앱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나님 안에서 가치관이 바뀌셨군요. 그렇다면 작업에 임하는 마음에도 변화가 있으셨을까요?

물론이에요. 그동안 저는 좋은 성과도 냈고 돈도 벌었으니 나름대로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늘 추구했던 ‘누군가의 삶을 돕고 싶다’라는 가치도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돈이 안 되면 실패한 아이템이 되어버리는 모바일 시장 안에서 저의 비전은 회사나 투자자들에게 그저 이상적일 뿐이어서 늘 갈등했었죠. 그런데 신앙이 생기면서 생각이 정리됐어요. ‘내가 이루려고 하면 이상주의겠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비전 안에서 한다면 이상주의가 아니겠구나’라고요. 그게 회사를 과감히 내려놓고 1인 개발자로 홀로 서게 된 계기였어요. 사실, 그동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회사를 운영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돈 될 만한 기능들을 고민하면서 은연중에 제 욕심을 채워 왔는데, 이제는 결과가 어떠하든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는 우선순위를 세우게 됐죠. 그래서 요즘은 숫자와 상관없이 조바심보다는 평안함과 기대감이 더 커요. 

하나님께서 하실 일들이 기대가 되네요. 결국 모바일 시장은 사용자가 많아져야 유지되는 만큼, 대중적인 요소와 선한 가치를 잘 조율하는 분별력이 필요하겠어요. 

맞아요. 그래서 매일 앱의 순위를 확인하면서 트렌드와 기능을 파악하고, 늘 사람들의 일상을 살피며 필요를 채울 아이템들을 고민해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는 기술들을 공부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어떤 기능을 넣어야 사람들이 모이지?’, ‘오늘은 몇 명이 유입됐지?’ 하면서 본질이 흐려지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일에 제가 배웠던 것들을 써 볼게요’라고 했던 결심을 잊지 않고 마음을 지키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숙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글│한경진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