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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솔직한베니 #베니를그리는엄마 #따뜻한구작가 #못말리는하나님딸
<베니> 구경선 작가 | 2020년 12월호
  • 지름 8.8cm 동그라미.

    그녀는 이 작은 동그라미를 통해 세상을 본다. 귀가 들리지 않는 그녀에게 연이어 찾아온 망막색소변성증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시야가 점점 좁아지지만, 이 작은 동그라미는 그녀에게 망원경이었다가 또 언제는 현미경이 된다. 그렇게 누구보다 자세히, 누구보다 상상력 넘치게 바라보는 그 시선이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캐릭터 ‘베니’를 탄생시켰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고, 때로는 엉뚱하기도 한 베니는 베니 엄마(?)인 구작가를 쏙 빼닮았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하나님을 그대로 쏙 빼닮았듯이. 하루가 다르게 부쩍 추워지던 어느 날, 뼛속까지 따뜻한 그녀를 메신저로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다. 

     

    취재 | 한경진 기자 · 사진 | 김주경 기자 · 그림 | 구경선 작가 

     

    -

     

    작가님은 정말 솔직하신 분 같아요. 책을 보면 사소한 생각까지 다 오픈하시더라고요. 울고 웃는 일상과 속마음까지 다 내보이는 것이 부담스럽진 않으세요?

    전부 다 담지는 않아요ㅋㅋ 제가 좀 그래요. 솔직하게 다 오픈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저만의 비밀이 많아요ㅋㅋ

     

    하하핰ㅋㅋㅋ 반전이네요! 저는 사람들이 베니의 솔직함에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작가님의 솔직한 글과 그림에서 어떤 힘을 느꼈어요. 

    히힛. 고맙습니다♡ 베니는 저에게서 나온 거니까 아무래도 저와 닮았죠. 저는 솔직하지만 응큼하기도 하고, 가끔은 계산적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고, 슬픈 이야기를 보면 눈물콧물 다 빼고요. 감정기복이 하루에 여러 번 널뛰기를 해요. 

     

    크ㅋㅋㅋㅋㅋㅋ 응큼은 뭐죠?!ㅋ

    ㅎㅎㅎ 히힛. 사람들이 그런 저를 보고 순수하다고 해요. 그런데 순진하진 않아요ㅋ

     

    작가님은 저희 독자들 같은 청소년 시절에 어떤 친구였어요?

    아주 망나니였죠 뭐. 학교 가기가 너무 싫어서 맨날 자퇴하겠다면서 엄마랑 싸웠어요. 학교 가는 척 도서관으로 가서 원 없이 책을 읽기도 하고, 어느 날은 가까운 법원에 가서 재판 구경도 하고, 터미널에서 아무 버스표나 끊어서 돌아다니기도 하면서요. 엄마는 매일 저를 찾으러 다니시느라 속이 터지셨죠. >_<

     

    딸이 아주 사고뭉치였네요ㅎ

    맞아요ㅋ 그런데 엄마의 기도가 먹혔는지 제가 중3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착실하게 학교를 다녔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만난 친구가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알려줬는데, 꿈 같은 학교로 느껴졌어요. 그곳에 가면 모든 게 즐거울 것만 같았거든요~ 

     

    실제로 입학해보니 어떠셨어요? 

    처음엔 재밌었어요. 원 없이 그림을 그리고 수업도 아주 독특하고 재밌었죠. 그런데 애니메이션 고등학교가 그때 처음 생긴 학교라 언론에 주목을 받다 보니 학교가 엄격해졌어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고 평일에는 외출 금지에 수업이 끝나면 모두 작업실로 가서 기계처럼 그림을 그려야 했어요. 너무 갑갑했어요. 그래서 사고를 쳤어요.

     

    헉, 어떤 사고요?!

    무단 외출, 무단 결석.

     

    헉ㅋㅋㅋㅋㅋㅋ 또요? 깡이 엄청나심!

    결국 자퇴를 하게 됐는데, 저는 후련했지만 엄마는 또 화가 나셨죠.

     

    아이고 어머님ㅠㅠ 그래도 잠깐 했던 애니고 생활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애니메이션을 다신 쓸 일이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싸이월드 스킨작가로 데뷔할 때에도, 지금 이모티콘 작업을 할 때에도 애니메이션을 적용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 신조 중 하나가 ‘결코 헛된 경험이 없고, 헛된 만남도 없다’예요. 

     

    저도 살다 보면 작은 일도 헛된 것은 없다는 걸 느껴요. 

    맞아요. 모든 만남, 모든 시간에는 뜻이 있어요. 항상 좋은 사람만 만나면 좋겠지만 원치 않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더 생각하게 돼요. 고난도 그런 게 아닐까요?ㅎㅎㅎ

     

    최근에 기독교 서적 코너에서 작가님의 책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기독교 책을 내시다니!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어요. 정말 솔직하게 다 쓰셨더라고요. 

    이번에 낸 책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 감사헌금이에요. 지금까지 저에게 주신 것들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영광을 돌리는 것! 내용은 배우자 기도에 관한 건데요. 배우자 기도는 저에게 정말 간절했어요. 무려 4년째 기도를 해서 만났거든요. 그러면서 느낀 점이 ‘기도제목이 클수록 오래 걸린다’였어요. 중학생 시절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준비할 때는 한 달 만에 합격했고, 20대에 싸이월드 스킨작가를 준비할 때는 9개월이 걸려서 합격했어요. 30대가 되어서 배우자를 위해 기도했을 때는 4년이나 걸렸고요. 기도제목이 클수록 그런 것 같아요. 

     

    중요한 일일수록 더 깊은 기도와 준비가 필요해서가 아닐까요?

    그런가 봐요.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엄마와 함께 보낸 시간은 30년이지만, 배우자과 함께 보내게 될 시간은 50년이라고요. 엄마보다도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될 만큼 배우자 기도는 아주 중요한 기도래요. 

     

    그만큼 중요해서 오래 걸렸던 거네요.

    확실한 건 하나님은 절대 안 된다고 하지 않으세요! 꿈을 비웃지도 않으시고요! 저는 배우자 기도를 하면서 비웃음도 많이 당했거든요. “너는 잘생긴 남자랑 절대 안 어울려”, “눈이 너무 높아서 시집 갈 수 있겠어?” 등등 아주 많아요. 심지어 결혼을 절대 못할 거라고 확신하는 친구도 있었고, 대신 엄마의 기쁨을 누려보라고 미혼모를 권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헉!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을 할 수가 있죠ㅠ 정말 마음이 힘드셨겠어요.

    네. 자존감이 막 깎였어요. 내가 정말 그렇게 매력이 없는 건가? 그렇게 결혼할 가망이 없어 보이나? 그렇게 흔들린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하나님은 비웃지 않으셨어요. 사람들이 비웃어도 하나님은 절대 비웃지 않으시고 상한 내 마음도 다 아세요. 

     

    오히려 그 상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는 걸 기쁘게 받으시는 분이죠ㅜ

    맞아요. 저도 그때 하나님한테안겨서 엉엉 운 날이 많았어요. 예쁘게 기도하지도 않았어요. “그 사람이 너무 미워요!” 하면서 대놓고 고자질했어요ㅎ 

     

    지금은 그렇게 얘기하시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드셨겠어요ㅠ 그렇게 치열한 기도 끝에 만난 남편 이라 더 특별하실 것 같아요. 하나님이 어떤 분을 선물해 주셨어요? 

    남편은 저에게 정신적으로 너무나 의지가 되는 사람이에요. 늘 한결같고, 잔잔한 호수가 떠오르는 사람이죠. 사람 없고 한적하고 공기도 좋고 풍경이 좋아서 스르르 눈이 감기듯 평안을 안겨주는 그런 호수요. 

     

    와, 너무 아름다운 표현이에요!!

    히힛ㅋ 하나님은 1년짜리 결혼이 아니라 평생 사랑받고 사랑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원하셨고, 그러기 위해서 제가 하나님의 선물을,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을 때까지 애타게 기다리신 거예요. 

     

    언젠가 작가님이 하신 얘기를 들었어요. 하나님의 응답은 언제나 둘 중 하나인데, “그래, 해줄게” 아니면 “더 좋은 게 있어”라고요. 하나님은 우리 꿈을 비웃지 않으시고 언제나 응답하시는 분이라는 게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특별히 작가님께서 우리 sena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그게 뭘까요?

    음... 이거예요. ‘지금의 너는 모르겠지만 어디로 가든, 무엇을 하든 하나님이 함께하고 계셔. 하나님은 반드시 네 삶의 엔딩을 해피엔딩으로 이끌어주신다는 것만 잊지 마.’

     

    그게 작가님의 신앙고백이기도 하겠죠? 

    맞아요. 지금의 저는 작가가 아니라 그냥 하나님 앞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한 사람일 뿐이에요. 하루하루를 씨름하면서 나를 사랑하시는 그분을 조금씩 알아가는 한 사람이요. 상상해 보세요. 바닷가에 가보면 모래알이 아주 많잖아요? 우리가 그 모래알 중 하나라면요? 모래알 하나만 골라 보는 것도 힘든데 하나님은 모래알 한 알조차 놓치지 않으신다니 엄청난 거 아니에요? 그만큼 우리를 너어어어어무 엄청나게 사랑하신다는 거잖아요!!! 

     

    우리의 감정으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ㅠ 

    하지만 나는 뭐든지 쉽게 얻고 싶어서 하나님이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다듬어주시려는 마음을 거부하고 몰라줘요. 그래서 빠른 지름길을 놔두고 애먼 길을 떠날 때가 많죠. 흐흑ㅠ.ㅠ 그래도 가끔 참 더럽게 말을 안 듣기도 하고 가출하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솔직하고 못 말리는 사랑스러운 딸로 하나님 앞에서 쭈욱 지내고 싶어요. 분명히 하나님은 저 같은 사람도 매우 예뻐하십니다! 암요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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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이예진  2020-12-27
아멘 ♡
구작가님과 하나님만의 비밀스런 대화 ,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격적인
하나님의 성품을 책을 통해 배우고 더 확신해갑니다 감사합니다:_)
김주영  2020-12-14
구작가님 작품 정말 좋아해요~ 하나님께서 구작가님을 통해 많은 이 시대의 어려운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 웃음을 선물해 주시는걸 느껴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작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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