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을 읽고
                                                                               박정원 

하용조 목사님이 그토록 사랑했던 하나님의 품에 안긴지 꼭 4년이 되는 8월2일, 비록 이 땅에는 계시지 않지만, 여전히 이 땅에 있는 듯한 목사님의 신간(?)을 완독했다. ‘벌써 4년이란 시간이 지났나?’라는 생각과 함께 4년전 처음 목사님의 부고를 접했을 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출석했던 온누리교회, 1부 예배 후에 양재성전에서 뜰에서 홀로 거니는 목사님을 뵈었을 때 찾아가 기도한 번 받고 싶었지만 그 잠시의 혼자만의 시간이라도 즐기시도록 하는 것이 옳은 것 같아 바로 코 앞에 계신 목사님께 말 한마디 드려보지 못했다. 그리고, 신학대학원 졸업생의 시절. 목사님이 학교 총장으로 부임하셨고, 나는 그 분이 건넨 졸업장을 받았고, 기도를 받았다. 그리고, 그것이 목사님과의 마지막 대면이었다. 
 살아가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들 중 하나가, 그 때 하목사님께 개인적으로 기도를 부탁드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그래서일까? 항상 하목사님의 서적을 빠뜨리지 않고 읽었고, 가슴에 새기려 했다. 그렇게 항상 책을 통해 마치 개인 멘토링을 받듯이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분은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아련한 어떤 것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책으로 마주하게 된 하목사님….. 오래간만의 조우라 그런지 더욱 가슴이 설레였다. 이제 40대의 삶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하목사님은 또 한번 나의 멘토가 되어 주셨다. 그렇다. 나는 초점이 분명한 목회자가 되고 싶었고, 하목사님의 절반 만큼이라도 40대가 되어 이루어 낼 수 있기를 주님안에서 갈망하고 있었다. 
 항상 연약한 듯 하지만 누구보다 강력하고, 온유한 듯 하지만 단호하며, 인자하지만 확고한 목사님의 설교와 어투보다, 이 책에서 만나는 목사님의 어조는 힘이 넘친다. 초점이 분명하고, 그 시절 40대의 목사님이 그래서일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믿을 것인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라는 세 가지 질문이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근간이다. 물론, 목사님께서 던진 화두에 의한 목사님의 구성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일까? 책의 주제를 세가지로 묶은 경계가 모호하다. 그러나,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책의 구성이 아니라, 이 책의 메시지 그 차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을 때리기 때문이다. 줄일 것도 없고, 줄일 수도 없다. 줄이면 한 마디로 ‘초점’이고, 부연한다면 이 책 한 권이 되고 말 것이다. 
 이 책은, 예수님을 만난 그리스도인이 어떤 자세와 마음 가진과 가치와 기준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목사님은 말씀대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그래서 그 분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진짜 그리스도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기독교 지도자, 목회자, 교회 리더십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지 본질적인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성경의 기본적인 가르침에서부터 우리의 삶의 실상에서 다루어져야 할 쟁점들이 광범위하고, 깊게 다루어져 있다. 나를 부인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 그리고 또 하나의 작은 예수로 이 땅 가운데서 살아야 할 우리의 분명한 삶의 초점에 대해, 그리고 그 초점 되신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외침과 선포가 바로 이 책의 ‘초점’이요, 저자의 ‘초점’이다.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이라면 오해의 소지나 의도가 의심되는 이야기들도, 정말 그러한 삶을 말씀안에 살아내신 분의 외침이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저, 고개가 숙여지고, 그저 나를 돌아보게 될 뿐이다. 언제나처럼, 하목사님은 논리로 설득하지 않는다. 그저 진리를 선포하고 그 진리가 우리를 움직이게 할 뿐이다. 그래서 능력이 있다. 그래서 지적인 동의나 깨닮음이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낼 능력(두나미스)이 그분의 말에, 그리고 이 책에 있다. 
 언제나처럼, 이 책도 모든 내용을 요약(summary)했지만,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을 그렇게 감히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언제라도 꺼내어 요약본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 하목사님의 외침! 아니, 그 따뜻하고도 강렬한 멘토링에 나를 맡기며, 그 안에 내가 녹아들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제 나도 얼마 있지 않으면 40대가 된다. 그 때 나도 하목사님과 같은 외침이 어울리는 참된 예수님의 제자, 그 분의 종이 되어 있기를 간절히 열망하며 이 책을 덮는다. 다시 한번 하나님앞에 삶의 초점을 맞추고, 오직 예수님을 향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누구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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