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저녁을 읽고 


올 해 들어, 나 자신에게 가장 충격적이고, 지금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사건은 바로 하용조 목사님의 소천 소식이었다. 당시 나는 교회 수양회로 제주도에 있었는데, 그 즐겁고 행복한 곳에서의 모든 즐거움이 날아가 버릴 정도로, 충격적이고, 가슴 한 켠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그러한 마음이었다. 단 한 번도 하용조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눠 본적도 없고, 내가 졸업한 신대원의 총장으로 섬기셨기에 먼 발치서 얼굴을 뵙고, 설교를 듣는 것이 전부였는데 그 분의 소천 소식은 내가 지금까지 접했던 그 어떤 소천 소식보다 충격적이고, 긴 여운을 주는 것이었다. 

 왜 일까? 정말 닮고 싶고, 함께 하고 싶었던 분을 이 땅에서 더 이상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며, 그 분이 하셨던 그 귀한 모든 사역과 발휘했던 영향력을 나는 도무지 흉내낼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허무하고, 허전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울 때 하목사님의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서평이벤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정말 이지 무조건 읽고 싶었다. 아니, 무조건 소장하고 싶었다. 그리고, 서평 이벤트를 통해 목사님의 유작을 선물받는 특권을 누리고 싶었다. 

 집에는 하용조 목사님의 책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매일 매일 목사님의 생각을 통해 목사님과 의미 있는 한 때를 보낼 수 있다는 기쁨이다.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고, 배우고 싶었던 그 분을 책속에서 매일 매일 만나고, 그 분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없는 위로와 즐거움으로 다가온 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감사의 저녁’ 제목이 심오하기 그지 없다. 사실, 매일 저녁 감사를 가지고 잠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루 중 가장 힘든 시간, 아침의 담대함과 감사가 사라지고 하루 동안 벌어진 수 십 가지 일과 수 천 가지 생각으로 몸과 마음이 다 지쳐있을 그 저녁시간이 바로 ‘감사의 저녁’이라는 발상이야 말로 가장 하목사님다운 발상이 아닐까? 

 책은 총 12가지 주제, 12달에 맞추어 준비되어 있다. 가능한 그 달의 특색과 의미에 맞게 구성되어 무엇보다 날짜에 맞는 생각과 묵상, 그리고 통찰을 준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유익이다. 물론, 이 책은 한 자리에 앉아서 읽을 그런 책은 아니다. 한 번 읽는 것이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니라 매일 매일 묵상하며 교훈과 깨달음을 얻는 것과 그것을 삶에 적용하는 것이 의미를 갖는 책이겠지만 서평을 위해 책을 읽어 내려 갔다. 정말이지, 결론 부분을 보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책을 펼치는 심정으로, 다음에 실제로 제 날짜에 맞게 묵상할 때는 지금 읽는 내용들이 기억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책을 읽었다. ^^ 

 보통의 매일 묵상집들은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구성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그 달이나 날짜에 맞는 묵상들이 있어 편식없이 다양한 하나님의 말씀과 하목사님 고유의 통찰을 누릴 수 있어 좋다. 마치 하목사님과 차 한 잔 하거나, 함께 산보하는 마음으로, 매일 매일 멘토의 가르침을 받는 학생처럼 그렇게 하루 하루를 알차게 엮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용도는 생각보다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는 책의 원래 목적에 맞게 매일 매일 묵상집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잠을 자기 전에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원래의 용도대로 말이다. 

 하지만 또 다른 용도는 이 책을 사역가운데 활용하는 것이다. 그 날짜에 해당하는 주제 설교를 할 때 도움을 받거나, 40을 특별새벽기도 같은 주제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활용팁이 될 수 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엽서나 문자를 보낼 때도 당일의 말씀이나 내용을 요약하여 보내는 용도는 어떨까? 

 나는 개인적으로 귀한 책을 매일 매일 아내와 함께 하기로 하였다.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나누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기도제목을 나누며, 그렇게 하루 하루를 감사로 마무리 하기로 약속하였다. 물론, 세 아이 그것도 이제 4살 되고, 6개월 된 둘째 셋째의 동역(?)이 있어야 가능 하겠지만, 아내와 함께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하목사님의 묵상집을 토대로 부부나눔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가 넘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하목사님의 소천은 내게 더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나도 하목사님의 반절이라도 따라가야 한다는 마음에 내 모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며 그 날 이후, 하루 하루 더 힘을 내고, 실력을 쌓고, 영성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비할 수 없이 값진 선물이고(실제로 서평이벤트를 통해 선물로 주어진), 그리고 더 없는 위로이다. 비록,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하목사님은 소천하셨지만, 이 책을 통해서 늘 그분의 정신과 철학, 그리고 신앙을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매일 매일 무엇보다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없이 기쁘다. 정말이지, 이 책을 통해서 그 분의 사역과 그 분의 삶을 반의 반이라도 닮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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