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과 싸워야 할 때

prologue 2025년 12월호 보이지 않는 것과 싸워야 할 때 글 서진아

우리는 매일 작은 싸움들을 겪습니다. 아침마다 울리는 알람과의 실랑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자리다툼, 해야 할 일 앞에서 솟구치는 나태와의 신경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는 자존감, 사랑한다는 이유로 쉽게 던지는 가족을 향한 상처의 말까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조용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맞서야 할 적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정작 가장 힘겨운 싸움은 눈앞의 상황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벌이는 전쟁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모든 진리가 같다고 말하며 절대성을 흐리는 다원주의의 속삭임, 신앙을 지적 취향의 하나로만 축소시키는 종교지성주의의 매끄러운 논리, 기독교적 세계관 대신 문화의 기준을 말씀보다 앞세우게 만드는 시대의 공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혼은 분명히 감지하는 싸움, 성경이 ‘빛과 어둠의 전쟁’이라 한 그 충돌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12월은 빛이 가장 짧고 어둠이 가장 길어지는 계절입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우리는 그 뒤에 가려진 진실을 더 단단히 붙들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가 고요함과 감성을 더하기 위함만은 아니라는 것, ‘평화의 왕’으로 오신 그분이 동시에 어둠을 향해 칼을 드신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랍니다. 빛은 어둠과 타협하지 않기에,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 벌어지는 전투 또한 그분의 빛 아래 드러날 것입니다. 

 

「빛과소금」은 그 싸움의 본질을 함께 바라보고자 합니다. 사사로운 마음의 싸움부터 보이지 않는 영적 전투까지, 어둠을 찢고 빛을 향해 일어서는 결연한 여정을 12월호에 담아 보았습니다.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싸움 앞에 선 여러분, 함께 들고 나아갈 무기는 준비되셨나요? 내년에도 「빛과소금」이 여러분의 영혼을 지키는 부드럽고도 강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정성껏 칼날을 벼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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